"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말까지 해외로 나가는 출국자 수가 지난해 보다 7.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황을 누린 2007년의 출국자 수(약 1,330만 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나쁠 게 없다. 그러나 올해를 돌아본 랜드사는 2012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총선, 대선과 같은 변수가 사라지는 내년은 ‘예측 불가’다. “언제 여행업계가 호시절인 적이 있었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짚기엔 견뎌야 할 현실이 너무도 팍팍하다. 힘들수록 머리를 맞대는 지혜가 필요한 법. 수십 개의 랜드가 모인 랜드연합 역시 한해를 마무리 하고 있다. 랜드메신저와 베스트랜드도 이번달 송년회를 열고 내년도 계획을 세웠다. 이들 랜드연합의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랜드사 뭉치면 전 세계 어디라도 수배
-공급 정보 공유 및 공동 마케팅 효과
-비즈니스 대신 친목도모에 그치기도



■최초의 랜드연합 10년 넘게 유지

랜드연합의 시초인 좋은랜드를 필두로 현재 랜드연합은 랜드메신저, 베스트랜드, 일등랜드, 투윈랜드 등으로 좁혀진다. 랜드연합의 역사는 좋은랜드가 ‘공동 생활’을 시작한 1998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MF라는 시련을 겪은 후, “독불장군처럼 홀로 길을 걸으면 도태되기 쉽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었다. 좋은랜드의 도전을 눈여겨보는 랜드사가 많았다. 현재 좋은랜드 회원사들은 소공동 창강빌딩 4층에 여전히 함께 둥지를 틀고 있다. 14년이 흐르면서 몇 차례 회원사가 교체되긴 했지만 기본 ‘룰’은 지켰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무실 안에는 중국, 남태평양, 괌·사이판, 태국 등 ‘주력 지역’을 알리는 큰 팻말이 있고, 각자의 영역 안에서 랜드 업무를 본다.

최근 회원사 2곳이 사세확장으로 좋은랜드의 품을 떠나면서, 좋은랜드는 새 회원사를 충원하는 등 조직을 정비 중이다. 회장 역시 2013년 새롭게 선출할 예정이다. 좋은랜드 총무인 투어TTL(남태평양) 정영호 소장은 “그간 회원사끼리 지방 출장을 함께 다니고 여행업계의 정보를 공유해왔다”며 “함께 사무실을 쓰는 랜드사를 회원사로 인정하면서 결속력을 높이고 있으며, 내년을 새롭게 도약하는 과도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티투어(중국) 박상현 소장도 “여행사가 행사를 원하는 곳은 비단 특정 지역 한곳이 아니므로, 함께 지방 출장을 다닐 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특기 다른 랜드사와 공생

좋은랜드를 비롯해 몇몇의 랜드연합이 수년이 넘도록 명맥을 유지하는 데는 공동 마케팅의 효과를 누리기 때문이다. 랜드연합은 15만원에서 30만원 수준의 월 회비를 모아 광고를 하거나 영업 시 필요한 달력·포스트잇과 같은 홍보자료를 제작하고 있다. 랜드메신저 회장인 에이스아메리카투어(미주) 임채복 사장은 “최근 지역의 모 관광협회의 2013년도 다이어리 제작을 협찬하고 랜드사를 알리는 공동 광고를 실었다”며 “올해는 대마도 전문의 발해투어, 발리와 푸켓을 담당하는 오리엔트 코리아를 새롭게 영입해 지역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행업은 ‘인맥’ 싸움이기 때문에 회원사들은 하나같이 연합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상습적으로 미수금을 ‘까는’ 여행사나 최근 성장하고 있는 여행사를 재빨리 알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장보고투어(인도) 산토스 이사는 “2010년 랜드 메신저에 가입했으며 회원사가 여행사를 소개해주는 덕분에 몇 차례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친목도모 단체 수준에 머무나

그러나 몇몇의 관계자들은 연합체를 구성하는 내부 규율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회원사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자칫 랜드연합의 성격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회원사간 수배 지역이 겹치기도 해, 업체 간 미묘한 신경전이 일어나는 가하면 성향이 다른 업체가 모이다 보니 불협화음이 생길 때도 있다. 모 랜드사 소장은 “중매만 하더라도 잘못 주선하면 소개한 사람도 소개받는 사람도 언짢아지는데, 회원사끼리도 여행사를 소개했다가 말이 나곤 한다”며 “제대로 협력하지 못하면 연합의 취지를 잃고 한 달에 한 번 밥먹는 단체에 머물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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