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친구들이 지난해 결혼을 했다. 그중 몇몇은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만 구매해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어학연수와 같은 해외체류 경험이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배낭여행조차 다녀온 적이 없다.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거나 현지에 지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11월에 결혼한 J양은 뉴욕으로 허니문을 떠났다. 핑크빛 허니문을 기대하며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그녀의 허니문은 만만치 않았다.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을 겪었고, 여행중에 DSLR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녀가 몰디브, 발리, 하와이 허니문 상품을 거부하고 이런 고행을 택한 이유는 뉴욕을 동경했기 때문이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그 커플은 친구들 사이에서 ‘용감한 녀석들’로 통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필자의 친형은 올해 초 일본 여행을 떠났다. 허니문 이외에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본적이 없었던 친형을 오사카 여행에 나서게 한 것은 이스타항공의 취항 특가 때문이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몇 시간을 길거리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거리가 2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인터넷에서 여행정보를 쉽게 얻었던 덕에 첫 번째 자유여행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살림이 넉넉지 않아 다음 해외여행은 언제일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또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아는 여행자들은 용감했다. 그들은 비행기를 놓칠 수도, 귀중품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자유여행을 감행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 낮선 거리를 헤맬 수도 있고, 아예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기자가 느낀 그들의 의지는 강했고, 앞으로도 그런 위험을 감내하면서도 자유여행을 떠날 것 같다. 저비용항공사들의 노선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고, 최저가를 강조한 OTA(온라인여행사)의 한국 시장 공략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는 어떤가. 요즘 대세인 자유여행객을 잡기 위해 그들처럼 용감하게‘자유여행’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째 여행업계 사람들은 ‘개별여행이 중요하다’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업계에서 그 말은 오랫동안 공허한 울림에 그쳤다. 물론 파랑풍선 같이 기존 패키지 여행사가 개별여행사 설립에 적극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조류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용감한 녀석들’의 여행을 배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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