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오키나와-힐링 치유 그러니까 바다"
"[현지취재] 오키나와-힐링 치유 그러니까 바다"
  • 여행신문
  • 승인 2013.0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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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토미 섬의 해질 무렵. 섬을 삼킬 듯 붉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그리고 드디어 해변에 도착한다. 무겁고 두터운 코트를 벗어던지고 반바지에 티셔츠로 갈아입는다.
지긋지긋한 도시와 겨울을 떠나왔고 당분간 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여기는 오키나와니까. 세상에서 가장 맑고 투명한 물빛을 볼 수 있는 곳이니까.

★일본인도 가보고 싶어하는 섬
Okinawa

규슈 남단에서 약 685km 떨어진 오키나와. 일본 본토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를 넘게 날아가야 도착한다. 지도에서 오키나와를 찾으려면 대만을 먼저 찾는 편이 더 쉽다. 규슈보다 대만에 조금 더 가깝다. 오키나와는 동서 1,000km, 남북 400km의 넓은 면적에 흩어진 160여 개의 섬이 흩어져 있다. 이런 지리적인 거리감 때문인지 오키나와는 홋카이도와 함께 일본인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섬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에디터=여행신문
글·사진=Travie writer 최갑수
취재협조=일본항공 www.jal.co.kr


# 뜨거운 햇살 아래 초록빛 휴식 고하마 섬

이시가키石垣섬은 오키나와에서 다시 400km를 더 가야 한다. 99년 클럽메드가 문을 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이시가키 섬을 찾는 한국인들은 드문 편이다. 나리타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도착한 이시가키 공항. 비행기가 착륙할 무렵 창밖으로 보이는 물빛에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짙은 초록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바다, 그 바다 아래로 알록달록한 산호초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사람들이 왜 이곳을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부르는지 절로 이해가 됐다.

‘이시가키’라는 섬 이름은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태풍으로부터 집을 보호하느라 둘러쌓은 돌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풍광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하다. 바닷가에 굴러다니는 크고 작은 돌들을 주워 와 담을 쌓았다. 듬성듬성 대충 쌓아올린 것 같지만 산호이끼의 마찰력으로 웬만한 태풍에는 끄떡없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하루방을 쉽게 볼 수 있듯, 이시가키에서도 사자 모양의 수호신인 ‘시사’를 쉽게 볼 수 있다. 귀신으로부터 집을 지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시가키는 주변 섬을 즐기는 베이스캠프다. 이시가키에서 고하마 섬, 다케토미 섬, 미야코 섬 등으로 갈 수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고하마 섬. 이시가키에서 페리로 약 이십여 분이 걸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하마 섬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다. 선착장에 진홍빛 노을이 내려앉고 있다. 묵을 곳은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고하마지마’. ‘마하에 로맨틱’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마하에’는 초여름에 불어오는 바람을 뜻하는 말. 이 바람을 타고 옛사람들이 여러 나라를 돌며 무역을 했다고 한다.

리조트에 짐을 풀자마자 해변으로 나갔다. 리조트 바로 앞에 이루마레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작은 해변이 있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가진 해변이다. 이곳에서 ‘팅가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는 프로그램이다. 노을이 사라지고 곧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는다. 그리고 머리 위 하늘부터 하나둘씩 돋기 시작하는 별. 어느새 수평선 가까이까지 온 하늘이 별들로 가득하다. 밤하늘은 쌀알을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인다. 어디선가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이마를 쓰다듬는다.

아침이면 이 해변에서 일출을 볼 수도 있다. 리조트에 묵는 손님들은 잠도 덜 깬 얼굴로 주섬주섬 해변으로 향한다. 해변에는 리조트에서 마련한 작은 카페가 있는데, 리조트 직원이 해변을 찾은 손님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무료로 내준다.

고하마 섬에서는 스노클링도 즐겼다. 다이빙 포인트에 보트가 도착하는 순간 화려한 바다 빛깔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너무나 물이 맑아서 보트의 그림자가 해저에 그대로 비친다. 가장 깊은 곳은 30m 정도 되지만 바닥까지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10분 정도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고 드라이슈트를 입고 오리발을 차고 수경을 쓰고 바다로 텀벙 뛰어 들었다. 지금까지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이집트, 필리핀, 요르단, 발리, 제주 등지에서 즐겼지만 이번 고하마 섬 스노클링은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각양각색의 산호초가 유난히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함께한 스쿠버 다이빙 전문가는 오키나와는 다이버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다이빙 포인트라고 했다.





# 오키나와 전통마을 체험 다케토미

다케토미 섬은 이시가키에서 페리로 10분 정도 가면 된다. 섬은 작다. 면적은 고작 5.42km²밖에 되지 않는다. 우도(6km²)보다도 작은 크기다. 둘레도 9.2km. 산도 없다. 인구는 고작 300명 남짓. 하지만 연간 관광객 수가 무려 4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다케토미 섬은 옛 오키나와, 그러니까 류큐의 전통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붉은 기와를 얹은 집과 하얀 모래를 깔아놓은 길 등 다케토미에서 만나는 풍경은 일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다케토미 섬을 여행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다. 관광용 물소 달구지를 타거나 자전거를 빌려 섬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다. 물소를 타면 30분 정도 전통 마을을 돌아볼 수 있다. 다케토미 섬의 마을은 ‘국가중요 전통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집들은 대문이 없다. 대신 폭 2~3m로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거센 바람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다. 마을 골목길을 곡선으로 만든 것도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집들은 담이 모두 검은 색이다. 담은 ‘굿쿠’라고 부르는데, 자세히 보면 돌이 아니라 산호다. 다케토미는 해저가 융기하면서 산호가 솟아올라 만들어진 섬. 길이 하얀 것도 이 때문이다. 돌담이 까만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때가 탔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섬을 돌아보는 데는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호시즈나 해변이다. 이곳에는 별모래라고 불리는 모래가 있다. 아주 작은 모래 알갱이인데 정말 별처럼 생겼다. 사실은 모래가 아니라 유공충이 죽어 생긴 껍질이다. 해변을 찾은 여행객들은 모두 허리를 구부리고 별모래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 일본에서 가장 투명한 물빛 미야코 섬

미야코 섬은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린다. 일본에서 가장 맑은 바다를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나야마 비치는 모래언덕을 넘어 만나는 아름다운 바닷가.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며 며칠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열대의 해변에 서서 느리게 오고 가는 파도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리듬과 스피드를 가지는 일. 오버페이스는 금물. 모든 사람이 30대에 성공할 수는 없다. 20대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50대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죽기 전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파도처럼 자기만의 리듬과 스피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것. 여기에 즐기려는 마음가짐을 조금 보탤 것. 그래, 올해는 그렇게 살아 보자. 해변을 걷듯 천천히, 파도가 오고가듯 가볍게.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할 것. 무리하지는 말고.

미야코 섬의 절경은 섬의 동남단에 위치한 히가시헨나자키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동그란 바위들이 떠 있다. 바다를 향해 2km가량 길게 뻗은 육지의 끝에는 흰 등대가 바다를 보며 서 있다. 히가시헨나자키는 일본 100대 절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히가시헨나자키에 서니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소나티네>가 이해가 됐다. 도쿄의 야쿠자 보스가 왜 자신의 마지막을 오키나와 바다에서 끝내려 했는지,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여주인공이 왜 오키나와의 바다를 찾아갔는지를. 쏟아지는 햇살에 따라 실시간으로 색이 바뀌는 푸른 물빛. 그 위로 순간순간 밀려와 미간을 간질이는 미풍. 모든 걱정을 거품으로 만들어 사라지게 할 것 같은 파도 소리. 그 바다 앞에 서니 찌들었던 마음까지 씻겨나갈 것 같다.


▶오키나와의 맛




라후테
오키나와 향토요리로 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삼겹살 덩어리 조림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수육과 비슷하고 동파육과도 닮았다. 삼겹살 덩어리를 삶아 수용성 지방을 제거한 다음 간장과 아와모리(오키나와 소주)를 넣고 오랜 시간 졸여서 만든 음식이다. 오키나와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다.
류큐 누벨

류큐는 오키나와의 옛 지명. 누벨은 프랑스어로 ‘새로움’. ‘류큐 누벨’은 오키나와의 특색을 살린 새로운 프랑스 요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뮤즈 부슈부터 프르미에, 수프, 쁘와송, 비앙드 등 화려한 그릇에 올려진 아홉 코스 디너는 도쿄의 긴자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수준이다.


■travie info

슈리성
오키나와의 중심지는 현청 소재지가 있는 나하다. 나하는 류큐 왕국의 수도 슈리의 외항이었다. 류큐 왕국은 1429년부터 일본에 통합됐던 1879년까지 450년간 일본과는 전혀 독립적인 국가로 존재했다. 류큐 왕국은 중국을 비롯한 일본, 조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외교, 교역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예술을 꽃피웠다. 나하 시내에 자리한 슈리성은 류큐 왕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중국과 일본이 기묘하게 뒤섞인 양식이 독특하다. 오키나와 전쟁에서 모두 불타 버렸으나 지금의 모습으로 일부가 복원, 지난 1992년 슈리공원으로 개원했다.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국제거리
나하시 중심에는 국제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현청 앞에서부터 약 1.6km(1마일) 사이에 토산품점, 음식점, 쇼핑센터 등이 줄지어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후 지금과 같은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신해 ‘기적의 1마일’이라 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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