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각종 특1급 호텔이 소셜커머스에 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 지금까지 콧대 높던 호텔들의 위세를 생각하면 실로 상전벽해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일본어를 듣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지 오래다. 이 때문에 최근 호텔은 전년 대비 약 30% 정도의 가격할인에 들어간 상태다. 내국인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폭탄세일을 하는 것도 고육지책이다.

여행사의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의 다수가 저가 단체 관광객이라는 점이다. 여행사는 일명 ‘노투어피’라고 불리는 출혈경쟁을 통해 손님을 유치하고 이익은 쇼핑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것이다. 수지가 맞지 않아 지방의 여관에서 잠을 재우기도 했고, 대장금의 나라에서 먹을 것이 없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도 모두 저가 여행의 폐해였다. 수익은 쇼핑 수수료에 의존해야 했기에 쇼핑센터나 면세점이 있는 대도시에만 관광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분명 빛나는 성취를 이룬 한 해였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향해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양적 성장에만 매달렸다. 관광객이 줄어드는 지금, 질적 개선을 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질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방문객 수는 그저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침체기가 끝나면 다시 활황기도 올 것이다. 그때도 예전처럼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할 것인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 수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입사한지 20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행사는 저가 상품 위주로 팔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라며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통해 허용 범위를 넘는 덤핑 업체를 단호히 퇴출시켜야 시장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래 관광객 1000만 시대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제 겨우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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