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遊客::관광객을 통칭하는 중국어로, 한국에서는‘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거침없는 중국 인바운드 일본 넘어 최대시장 등극 초읽기


“중국은 계속해서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촉진할 계획이다.
그 혜택이 결국 중국으로 되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1월23일 스페인을 방문한 중국여유국 샤오 치웨이(Shao Qiwei) 국장이 세계관광기구(UNWTO) 탈렙 리파이(Taleb Rifai) 사무총장, 소리아(Jos-Manuel Soria) 스페인 관광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중국인 해외여행자 즉, ‘요우커’가 세계 관광산업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에도 중국은 거대한 기회다.



■세계 관광산업의 블루칩 ‘요우커’

중국은 현재 148개 국가를 해외여행허가지역지위(ADS, Approved Destination Status)로 지정한 상태다. 해외여행 허가지역 확대와 함께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인 수도 급증하고 있다. 연간 중국인 해외여행자 수는 2011년 7,000만명을 돌파했고 2012년에는 8,000만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9,000만명에 육박하고 2015년 무렵에는 1억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행 중 씀씀이도 커서 그야말로 세계 각국은 요우커 잡기에 혈안이다. UNWTO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소비액은 2010년 540억 달러에서 2011년 720억 달러로 급증, 독일(840억 달러)과 미국(790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해외여행자 규모에서는 물론 여행소비 측면에서도 세계 관광산업의 블루칩으로 부상한 것이다. 전세계 여행자 수는 2012년 최초로 10억명을 돌파했는데, UNWTO는 중국과 러시아의 해외 출국자 수 급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외래객 4명 중 1명은 중국인

우리나라 관광산업에서도 ‘차이나 파워’는 여실히 실감할 수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체결이후 중국은 1998년 한국을 해외여행허가국가(ADS)로 지정했다. 이후부터 중국인의 방한 여행 시장규모는 급성장 곡선을 그렸다. 2007년에는 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 2012년에는 283만명 수준까지 올랐다. 2012년 전체 방한 외래객(1,114만명) 4명 중 1명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2012년 방한 외래객 1,000만명 시대를 맞는 데 중국 인바운드 부문의 역할이 컸던 것은 물론이다. <표1>

우리나라 제1의 인바운드 시장인 일본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 시장의 저력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방한 일본인(351만명) 수와 70만명 이내 격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일본의 정체와 중국의 급성장 추세가 지속되면서 중국이 우리나라 제1의 인바운드 시장으로 등극하는 것도 시간상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전략적인 엔저정책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르면 2013년이 그 전환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부쩍 늘었다. 엔저로 인해 해외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역시 상당 폭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9월 전년동월대비 -3.8%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 뒤 10월 -20.7%, 11월 -24.8%, 12월 -24.0%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표2>

■올해 일본 추월할 가능성도

정부의 2013년 외래관광객 유치 목표 인원수는 1,250만명이다. 일본 인바운드의 침체와 맞물려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유치목표를 전년대비 16% 증가한 328만명(대만과 홍콩을 포함한 전체 중화권 유치목표는 435만명)으로 설정했다. 일본과 함께 300만명 규모의 인바운드 시장으로 진입시킨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을 제치고 제1의 인바운드 시장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

전망도 밝고 시작도 좋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확대 정책을 펼치고, 아웃바운드 규모 및 해외소비액 역시 전년대비 각각 15%, 20%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 중국의 춘절 연휴(2월9~15일) 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전년동기대비 25% 정도 증가한 6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표3>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한화준 팀장은 “이르면 올해 중국이 한국의 최대 인바운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질적 성숙과 다양화가 과제로 떠오른 만큼 전통적인 단체관광시장 마케팅과 함께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해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양적 성장 과정에서 소홀히 다뤄졌던 부분들에 대한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인 대상의 비자완화 조치, 관광호텔 확충 지원, 크루즈 관광상륙 허가제도, 환승관광객 무사증 입국제도 시범운영,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취득 지원 등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펼친 각종 지원정책의 기반 위에 새롭게 장기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다져야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전담여행사 관리 대책 ‘촉각’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질적 개선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저가관광 개선 및 고부가가치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그 개선대책의 구체적인 여파가 인바운드 업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국인전용관광기념품판매업 제도에 대한 재검토는 이미 진행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으며, 이어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무자격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근절 대책, 저가관광 감시단 운영 등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국전담여행사 관리강화 대책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전담여행사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전담여행사 업무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179개에 이르는 중국전담여행사 숫자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에 따라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6월경에 한국과 중국 양측 간의 실무협의 자리에서도 양국간 관광교류의 질적 발전을 위한 논의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장의 현실여건을 반영한 개선대책이 나와야만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저가 방한여행 상품을 출시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중국 측 여행사인 만큼 중국 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상품출시 과정에서부터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전담여행사가 전체 방한 중국인의 절반 가까이 유치하고 있는 만큼 현장의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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