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아, 중국어를 좀 한다는 구직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입사원 면접에 들어갔던 모 여행사 간부도 중국어 특기자부터 챙기는 면접 분위기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론 씁쓸해졌다. 중국어가 능통한 인재를 여행사가 등용한들 무슨 소용이랴. 변화에 둔한 여행사에겐 묵묵히 견적을 받고 단가 맞춰 상품을 파는 성실형 직원이 차라리 필요한 지도 모른다.
중국팀은 오래전부터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땅덩어리가 넓은 까닭에 개발할 지역은 무궁무진하지만 신상품 개발은 공허하다. 의욕적으로 현지를 답사하며 새 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조차 쉽게 움직이지 않는 소비자를 보면 번번이 상품 개발 의지가 꺾인다고 토로한다. 결국 만연 베스트셀러인 상하이, 베이징, 장자지에(장가계), 구자이거우(구채구), 황산 등만 대동소이하게 팔리고 있다.
한 가지 위안은 중국은 미래지향적인 시장이란 사실이다. 어떻게 중국이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의 사례만 찾아보더라도, 지난해 상하이·베이징이 이원구간 여행객에게 무비자 72시간이 허용됐으며 중국 전역에는 고속철 시대가 열렸다. 여행업계도 ‘중국의 작은 날갯짓’에 얼마나 촉을 세우고 있는지 자문해 볼 때다. 다행히 하나투어를 필두로 몇몇 여행사들이 중국 고속철을 응용한 상품을 꾸리거나 기존 상품에 변화를 주기 위해 현지답사를 다녀왔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여행사에 입사한 중국어 능력자가 업계에서도 제대로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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