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여행사업에 던진 충격파는 단순히 모바일을 통한 상품 예약, 결제가 어느 정도인지 그 수치 자체보다 더 큰 것들을 함의하고 있다. 여행 정보가 무한대로 공개되는가 하면, 여행업체간 국경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모바일에 대응하지 못한 여행사들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 상품 중 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호텔이다. 항공이나 패키지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편이고, 다양한 모바일 사이트, 어플리케이션 등이 운영되고 있는 까닭이다. 인터파크투어, 호텔스닷컴 등에 따르면 모바일을 통한 숙박 예약은 전체 예약의 10% 수준에 달한다. 10%를 결코 적은 수치라 할 수 없는 것은 ‘검색은 모바일에서, 결제는 PC에서’ 하는 소비자 비율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까닭이다. 이 소비자들은 모바일 검색을 제공하지 않는 사이트들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모바일을 등한시 한 여행사는 제 아무리 가격과 서비스가 좋다 해도 기술력이 부족한 구태한 회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을 듯하다.

글로벌 OTA들은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양대 OTA인 익스피디아와 프라이스라인은 각각 가격 비교 사이트 트리바고(Trivago)와 카약(Kayak)을 인수했다. 여기에 구글도 호텔, 항공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어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비 몇 푼(그들 기준으로) 집행하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들은 B2C만 할 뿐 아니라 제휴사업(Affiliate)을 동시에 펼치고 있기에 여행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이미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모바일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OTA들간의 전쟁으로만 치부할 일인가? 중장년층 패키지 여행객을 주로 상대하는 여행사는 안전지대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당분간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로밍, 데이터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패키지 여행객은 얼마든지 여행 중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이 쇼핑센터가 믿을 만한 것인지, 바가지를 쓰지는 않았는지, 갈 만한 식당이 이곳밖에 없었는지 등을 모바일로 실시간 검색한 뒤 불만을 제기하는 여행객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여행객들이 SNS로 자신의 여행을 생중계하는 것도 여행사로서는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결국 부끄러운 상품을 제공하는 여행사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그저 고객에게 “이 정도 지불하셨으면 기대치를 낮추셔야죠”라고 덮어서 될 일이 아니다.

어느 때보다 경영자의 온라인과 모바일에 대한 안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행업은 ‘서비스업’, ‘알선업’이라는 구태의연한 생각으로는 변화하는 생태계에 대응할 수가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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