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에티오피아-마술 같은 이야기가 춤추는 땅
[현지취재] 에티오피아-마술 같은 이야기가 춤추는 땅
  • 여행신문
  • 승인 2013.04.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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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만년 전 유인원 루시(Lucy)가 직립보행을 시작했고, 모세가 신으로부터 받은 십계명 돌판이 지금도 보관돼 ‘있다는’ 나라. 전설과 신화, 역사가 뒤엉킨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을 여행했다. 흡사 장대한 스케일의 대하소설 속을 유랑하는 것만 같았다.


랄리벨라의 성조지교회. 붉은 현무암을 위에서 아래로 깎아서 만들었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취재협조=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악숨 Axum
에티오피아의 처음을 더듬어보다

에티오피아의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이번 여정은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출발해 북서쪽 방향으로 바하르다르(Bahar Dar), 곤다르(Gondar), 악숨(Akxum), 랄리벨라(Lalibela)를 거쳐 다시 수도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의 기원을 만날 수 있는 곳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기에 악숨을 그 출발점으로 잡았다.

사실 악숨은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눈이 심심한 도시였다. 가는 곳마다 유적은 폐허였거나 발굴 중이었기에 볼거리 측면에서 영 시덥지 않았다. 그러나 시바(Sheba) 여왕과 성경에 얽힌 전설 혹은 신화(그들은 ‘역사’라 한다), 악숨왕국의 명성 등은 여행자로 하여금 무궁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도시였다.

구약성서에도 등장하는 시바는 기원전 10세기 경 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 일대를 다스렸던 나라로, 시바의 여왕이 이스라엘의 솔로몬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바로 에티오피아의 초대 황제로 일컬어지는 메넬리크다. 시바 여왕과 메넬리크는 에티오피아에서는 단순히 국가의 시조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들에 얽힌 신화는 주변국인 수단, 에리트리아, 예멘 등도 공유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는 자신만의 역사로 편입시키며 국가의 뿌리로 주장하고 있으며, 그러한 역사가 서린 도시로서 악숨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시바 여왕의 존재를 여전히 수수께끼처럼 여기지만 악숨에는 여왕의 궁전터와 목욕탕 등이 남아 있다.

신화가 서린 도시 악숨에서도 가장 믿기 힘든 이야기는 모세가 신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법궤, 그러니까 유대교와 기독교 역사에서 각별한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역시 시바 여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메넬리크는 아버지 솔로몬을 만나고자 예루살렘으로 갔고, 부자는 감격적인 해후를 나눴다. 솔로몬은 메넬리크에게 왕권을 물려주길 원했으나 메넬리크는 고심 끝에 거절하고 다시 지금의 에티오피아 땅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를 아쉬워 한 솔로몬은 유대교 사제 64명과 1만2,000명의 젊은이들을 함께 보내줬다. 그런데 한 신실한 사제가 신의 법궤와 절대 떨어질 수 없다며, 그것을 훔쳐왔고 법궤의 힘으로 메넬리크와 무리는 ‘순식간에’ 악숨까지 이동해 왔다고 한다.

법궤는 지금까지도 ‘시온의 성 메리 교회(St.Mary of Zion Church)’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교회는 4세기 악숨의 이자나Ezana 왕이 세운 것으로,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교회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법궤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의 정교회 수도사뿐, 그것도 1년에 단 한차례 지성소 안에 들어가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악숨에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내시에 관련된 유적도 있다. 예수 사후, 초대 기독교의 지도자였던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에티오피아 내시는 이스라엘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기독교를 전파하고 직접 세례터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진 다수의 세례터가 악숨에서 발견됐다. 이외에도 악숨 왕국의 강력한 권력을 증언하는 기념비, 즉 오벨리스크 수십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높이 30m, 무게 500톤이 넘는 한덩이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오벨리스크는 코끼리가 운반했다는 사실 만으로 강력했던 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



2 악숨에 자리한 시온의성 메리교회 3 랄리벨라 교회 안, 성자의 조각상 4 곤다르 궁전과 요새가 있는 파실 게비

●랄리벨라 Lalibela
천사가 함께 만든 암굴 교회

에티오피아 영토에서는 다양한 국가가 명멸을 거듭했다. 고대에 위세를 떨쳤던 악숨 왕국이 홍해와 아라비아 지역의 무역 중계권을 이슬람에 빼앗긴 뒤 붕괴됐고, 이후 수백년간은 암흑기로 역사가 남아 있지 않다. 이후 12세기에 이르러 악숨에서 400km 가량 남쪽에 위치한 랄리벨라 지역에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자그웨 왕조(Zagwe Dynasty)가 들어섰고, 건축사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 독특한 암굴교회를 남겼다.

교회는 마을 중심가에서 멀지 않았고, 입구에는 유럽에서 온 성지순례 여행객들로 바글거렸다. 순례객들은 11개의 교회를 둘러보면서 연신 ‘언빌리버블!’을 외치기에 바빴으니, 기이한 건축물의 위용에 압도된 것도 있겠지만 약 천년전 교회가 만들어진 과정도 믿기 힘든 마술 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위세를 떨치던 12세기, 랄리벨라 왕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난 뒤 자신의 땅을 ‘제 2의 예루살렘’으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왕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무슬림에 공격을 당하더라도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암굴교회를 짓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4만명을 동원해 23년만에 11개의 교회를 완공했다. 전승에 따르면, 인부들이 일을 하다가 잠을 자거나 쉬는 사이에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공사를 도와줘 시간이 단축됐다 한다.

11개의 교회들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한덩이의 암석으로 이뤄진 교회가 있는가 하면, 몇개의 거대 암석을 덧대어 만든 것도 있고, 동굴 형태도 있다. 가장 큰 규모의 메드하네 알렘 교회(Bet Medhane Alem)는 한덩이 암석으로 72개의 기둥을 갖췄을 정도로 세밀하게 고안됐는데 형태는 악숨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가장 유명한 교회는 랄리벨라의 심볼이라 할 수 있는 세인트 조지 교회(Bet Giyorgis)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교회는 그리스 정교회의 십자가형으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형태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 실내는 다른 교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화살촉 문양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볕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쪽의 아바 리바노스 교회(Bet Abba Libanos)는 랄리벨라 왕의 부인이 천사들과 함께 하루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요르단의 페트라를 연상시킨다.

●곤다르 Gondar
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궁전

16세기까지 에티오피아 땅에는 그럴싸한 제국도, 번듯한 수도도 없었는데 파실리다스(Fasilides) 황제가 등극하며 곤다르를 수도 삼아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고, 후대 왕들도 같은 요새 내에 각기 다른 양식의 궁전을 지었다. 해발 2,200미터, 분지형으로 도시 자체가 하나의 요새 같은 곤다르. ‘요새 안의 요새’ 파실 게비(Fasil Ghebbi)에 들어서자 전혀 다른 양식의 고성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성들은 약 200년의 통치기간 동안 곤다르가 다양한 문명과 교류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최초의 건물은 파실리다스 황제가 지은 것으로 악숨과 포르투갈, 북아프리카 모르족, 인도 등 다양한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궁전 내부의 문화재들은 대부분 소실되었는데 연회장, 기도실, 침실 등 다채로운 용도로 공간을 나눠 사용한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요하네스 1세(Yohanness)의 궁전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밝은 노란색 페인트로 덮여 있고, 그의 아들 이야수 1세(Iyasu)의 궁전은 베니스 상인들을 통해 들여온 거울과 금 장식과 그림들이 화려하게 전시돼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파실 게비 내에는 터키식 목욕탕, 사자를 가둬둔 우리, 도서관, 연회장 등 여가 생활을 위한 공간들도 남아 있다. 요새와 고성들은 18세기 지진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폭격으로 일부 파괴됐으나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재건됐다.

파실리데스 왕은 요새에서 2km 떨어진 곳에 별장과 목욕탕을 만들었는데, 말이 목욕탕이지 그 크기가 웬만한 수영경기장보다도 크다. 이곳에서는 매년 예수의 세례를 기념하는 축제 ‘팀카트(Timkat)’가 펼쳐진다. 곤다르에 사는 기독교인들이 흰 천을 두르고 모여 성탄 전야부터 당일까지 성찬을 즐기며, 세례의식을 거행하고, 목욕탕에서 수영을 즐기는 한바탕 잔치다.

곤다르에서는 데브레 베르한 셀라시교회(Debre Berhan Selassie Church)도 지나칠 수 없다. 교회 내부를 수놓은 독특한 에티오피아식 성화는 모든 교회에서 볼 수 있지만 이곳만큼 화려한 곳은 없다. 특히 교회 천정에 그려진 135개의 천사 얼굴은 에티오피아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쓰일 정도다. 천사들의 눈빛은 모두 다른 곳을 응시하며, 각양각색의 표정을 짓고 있어 인간을 돌봐주고, 그들과 공감하는 신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항공
에티오피아를 구석구석 여행하려면 국영항공사인 에티오피아항공을 이용해야만 한다. 우선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에티오피아를 경험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항공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배낭여행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고생스럽게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배로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에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최대의 네트워크와 규모를 자랑한다. 2011년 기준으로, 62개의 국제선, 16개 국내선에 취항 중이며, 최신기종인 ‘드림라이너(B787)’ 6기를 포함해 총 59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에는 스타얼라이언스의 정식 회원사가 됐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오는 6월 한국 취항을 앞두고 있다.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서울로 들어오는 스케줄이다.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아, 에티오피아항공이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5 시미엔산에는 약 5만마리의 개코원숭이가 서식한다 6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인 청나일폭포 7 커피의 발원지 에티오피아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커피 세리모니를 펼친다 8 곤다르 유대인 마을에서 만난 소녀의 천진난만한 표정

●시미엔산 국립공원 Mt.Simien
5만마리 원숭이가 사는 그랜드캐년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나 탄자니아처럼 사자와 기린, 코끼리 등이 초원에 떼지어 있는 장관을 볼 수는 없지만 곤다르 북쪽에 위치한 시미엔산국립공원에서 해발 4,000m에 달하는 기이한 풍광의 산등성이와 희귀한 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곤다르에서 차로 2시간여, 시미엔산의 서쪽 관문인 드바라크(Debark) 마을에 다다랐다. 등산객들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시미엔산은 광활한 산악지역이지만 등산하기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드바라크에서 동쪽끝인 첸넥(Chenek)까지 포장도로가 잘 깔려 있어 체력 수준에 따라 1일부터 최대 10일까지 코스를 선택해 트레킹을 소화하면 된다. 물론 자동차를 타고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하이라이트만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산 중턱에 다다르자 눈 앞에는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방불케 하는 외계 행성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시미엔산은 약 4,000만년 동안 침식과 융기, 화산 폭발이 거듭되며 형성된 지형으로, 4,000미터를 넘는 봉우리들과 깊은 계곡들이 교차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한쪽에서는 수백마리의 개코원숭이(Gelada Baboon) 떼가 서로의 털을 골라주며, 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붉은색 하트 무늬를 가슴에 품고 있는 녀석들은 포유류 중에서도 가장 진화된 의사소통 구조와 사회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에는 약 4만~5만 마리의 개코원숭이 외에도 에티오피아 늑대, 큰 뿔을 가진 염소 왈리아 아이벡스(Walia Ibex)뿐 아니라 다채로운 조류까지 희귀 동물도 만날 수 있다.

●바하르다르 Bahar dar
호수 위 비밀의 수도원

느긋하게 휴양을 즐길 만한 곳으로, 에티오피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 바하르다르만한 곳이 없다. 지중해변을 연상시키는 타나호수(Lake Tana)와 청나일폭포로 가기 위한 관문 도시인 바하르다르는 이제껏 거쳐왔던 다른 에티오피아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의 약 6배 면적(3,500㎢)에 달하는 광대한 타나 호수 안, 점점이 흩어져 있는 정교회의 수도원을 들르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호수에는 10여개의 수도원이 있는데 뱃머리는 가장 아름답다는 케브란 가브리엘(Kebran Gabriel) 수도원이 있는 섬을 빗겨갔다.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터였다. 정교회 수도원이 궁벽한 호숫가에 자리잡은 것은 17세기 포르투갈의 지원을 받은 예수회가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을 강제로 개종하려 했고, 무슬림의 공격도 거셌던 터라 이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한시간 여쯤 달려 제게 반도(Zege Peninsula)에 정박했다. 여러 수도원과 교회가 몰려 있고, 여성의 출입이 허락된 탓에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성조지 수도원은 에티오피아에서도 아름다운 성화들을 간직한 곳으로 유명하다. 유럽 성당의 성화에는 예수와 성경의 인물들이나 카톨릭 성자들이 마냥 성스럽게 묘사됐다면, 에티오피아 성화 속 인물들은 어딘가 친근하다. 서양 미술을 기준으로 하면 신체 비율, 이목구비 등은 엉성하기 짝이 없고 색은 과장되지만 에티오피아인들의 삶에 깊이 밀착된 그림이었기에 더 흥미로웠다.

●청나일폭포 Blue Nile Falls
흐르고 흘러서 지중해까지

바하르다르에서 차를 몰아 1시간여, 붉은 먼지를 일으키는 비포장도로를 통과해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 청나일폭포에 다다랐다. 언덕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폭포는 가문 계절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장쾌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폭포 앞에는 소와 양, 염소들이 촉촉히 젖은 풀을 뜯기에 여념이 없었다.

폭포 위로는 파랑새가 날아 다니는 이 한폭의 풍경은 에덴동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냥 평화로웠다. 이번 에티오피아 여행 시기가 건기였기에 아쉬움이 들었던 것은 바로 이곳에서였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여행하기 좋은 11~1월 사이를 선택하지만 경천동지의 청나일 폭포 풍경을 보려면 우기가 끝난 9, 10월이 최적기다. 2003년 수력발전을 위해 폭포에 댐을 만들어 수량 조절을 하고 있지만 우기에는 400m 너비로 장대한 스케일의 폭포를 볼 수 있다. 폭포가 흘러 이룬 청나일강은 빅토리아호수에서 흘러온 백나일강과 만나 이집트를 관통해 지중해까지 5,000여km의 대여정을 치른다.

●에티오피아 커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성스러운 한모금’

에티오피아에 기원하고 있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못마시면 손이 떨리도록 중독이 되어버린 음료, 커피도 있다. 커피 농장이 몰려 있는 남부와 동부 지역을 방문할 여지가 없었기에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있는 유명 커피숍을 방문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금의 짐마 지역, 옛 지명 카파(Kaffa)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어쨌든 커피라는 용어 자체가 에티오피아에서 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기원후 6~7세기, 어린 목동 칼디(Kaldi)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며칠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칼디도 그 열매를 따먹어 보고는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고, 이를 수도원에 알린 뒤 각성제로서 커피가 보급됐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커피의 원산지를 따져가며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르 등 에티오피아 커피는 고급종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백만 개의 커피농장이 운영 중인데, 그 독특한 향과 풍미는 에티오피아의 토질에 절대적으로 기인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귀중한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해 진행하는 ‘커피 세러모니’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다. 세러모니는 약 30분간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대접받는 매너도 중요하다. 생두를 프라이팬에 올려 숯불에 볶은 뒤에는 프라이팬을 손님들에게 가져가 커피의 향을 전해준다. 이후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어 빻고,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낸다. 에스프레소 한잔의 양만큼 유리잔에 담아 건넨 뒤, 팝콘을 곁들이는 게 세러모니의 완성이다.


travie●info
언어 공용어는 암하라어이며,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이다.
전기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이지만 소켓 모양이 다른 곳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챙기는 게 좋다.
화폐 비르Birr를 사용하며, 18비르가 약 1US달러에 해당한다.
비자 도착 비자도 있지만, 출발 전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사전 발급을 받는 게 좋다. 비용은 20달러이며, 발급에는 3~4일이 소요된다.
날씨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연중 기온이 15~25도 사이로 온화한 편이다. 4~5월이 소우기, 6~9월은 대우기로 비가 집중된다.
예방주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려면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증을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 한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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