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중요한 것은 정치권 쪽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규모가 방대한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경영자부터 팀장까지 인사 하나로 회사의 운명이 뒤바뀔 수도 있다. 여행업계는 어떠한가? 경영자들은 늘상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자신들이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지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

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일부 기업이 파격인사를 단행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항공사는 지난해 30대의 젊은 지사장을 임명했고, 어떤 홀세일 여행기업은 최근 직원으로 출발한 ‘여성’ 마케팅 팀장을 지사장으로 임명했다.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외국계 기업’이라는 것이다. 굳이 회사를 밝히지 않은 이유는 한국 여행업계의 보수적인 문화 속에서 젊은 리더들이 몸을 낮추는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굳이 ‘여성’에 따옴표를 단 것은 그만큼 여행업계 내에 여성 리더가 흔치 않은 이유다.

외국계 기업의 파격 인사가 화제가 되는 상황은 그만큼 국내 여행기업들의 인사가 보수적이라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외부 인사를 수혈할 필요가 있지만 여행사들이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경우를 보면 예우 차원인 경우가 적지 않다. 혹은 영입한 인사가 기업 문화에 적응을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짐을 싸는 사례도 많이 봤다. 얼마든지 능력만 갖춰지면 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그런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은 기업은 인재를 잃는 경우도 많다.

여행업계에서도 좋았던 옛 시절을 추억하는 어르신들은 ‘요새 젊은이들은 인내심도 없고, 열정도 없다’, ‘이기적이고 약았다’는 말을 곧 잘 한다. 달라진 시대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를 살고 있는 자신들도 돌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달라진 여행업 환경에서 구습만 주장하다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다.

물론 무작정 인사가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젊고 실력 있는 여행인들이 좋은 기회를 붙잡아 역량을 발휘하는 모습은 두 손 들고 응원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후배 여행인들이 롤모델 삼을 수 있는 이들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여행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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