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관행이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30대 젊은 영업팀장이 아버지뻘의 대리점주에게 마구잡이식 언어폭력을 자행하는 부분에서 많은 이들이 분통을 터뜨렸고,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을 떠넘기는 ‘갑’의 횡포에 치를 떨었다. 파장은 대단하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 대형마트에서 남양유업 제품 매출이 곳에 따라 5~16% 정도 하락했고, 일부 편의점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을 아예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검찰은 물품 강매 혐의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소위 ‘갑질’로 불리는 횡포가 워낙 만연해서 체념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전에도 포스코 라면상무, ‘빵 회장’의 호텔 지배인 폭행사건 등이 SNS를 통해 손쓸 틈 없이 퍼지고, 각각 사표를 제출하거나 폐업신고를 하는 후폭풍을 겪었다. 이번 남양유업은 ‘조폭우유’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가하락, 매출저하 등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업이 어느 정도의 브랜드파워를 구축하기까지 실로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광고비를 보면 포스코는 2010년 TV와 라디오에만 약 88억원을 지출했고, 남양유업은 2011년 총 광고비가 95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한 임원의 진상짓과 영업사원의 막말로 막대한 홍보비용이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을의 분노’가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원래 갑과 을은 파트너 관계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동반자다. 하지만 고도성장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민주주의적 파트너십 대신, 왜곡된 주종관계가 자리해버렸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 남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문제도 심화됐다. 쌓여있던 분노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지는 것도 이상할 것 없다.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항공사가 여행사에게 성수기를 들먹이며 비인기 노선의 좌석 판매를 강요하고, 여행사가 랜드사에게 거래 해지를 거론하며 각종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 모두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보다야 상황이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곳곳에 불쾌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시대가 달라졌다. 일련의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회사를 돌아보고,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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