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몇 년 안에 우리 거실에는 ‘휘어진 TV’가 등장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매년 이맘때 즈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박람회, CES를 통해 삼성과 LG는 55인치 곡선형(Curved) OLED TV를 최초로 공개했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TV에서 LCD 평면 TV로, 다시 LED에서 사물의 빛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다는 OLED로 변모해오며 TV는 각 가전회사가 기술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역할 해 왔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타 업체의 추격을 한 번에 물리치는 기술, 패권을 확실히 휘어잡는 상품, 경쟁자와의 격차를 멀찌감치 벌릴 수 있는 제품이 언제든 출연할 수 있는 게 이 분야였다. 즉, 애플사의 아이폰과 같이 전례 없던 상품을 먼저 내놓는 회사가 시장의 흐름을 단박에 역전할 수 있기에 삼성과 LG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전쟁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평면에 입체감을 부여하면서 몰입감, 생동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휘어진 TV’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버리고 대세가 되는 상품을 만드는 게 물론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무수히 실험을 거듭하며 노하우를 집약하고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 각 회사는 게임을 바꿀 수도, 바꾸지 못할 수도 있는 제품 만들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개발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새롭지 않으면 순식간에 도태되는 시장 구조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었다.

연일 혁신적인 제품의 등장에 세계를 흥분시키는 라스베이거스발 뉴스를 보며 업계의 현실을 떠올렸다. 시장 참여자가 불꽃 튀게 경쟁하는 건 마찬가진데 여행 상품은 어째 매년 붕어빵 찍듯 똑같은 만듦새다. 때문에 참좋은여행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더 주목하게 된다. 가격 정보보다 여행의 감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중년 고객, 여성고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더 싸다는 점만 강조했던 상품의 전시 단계를 혁신한 게임체인저라 부를 만하다. 참좋은식 마케팅이 흥하자 여러 여행사도 감성 마케팅에 발 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낯 부끄러워 안한다’고 했던 여행사들은 막상 시도하려고 보니 카피 문구를 만들 만한 직원도 노하우도 없었다는 얘기를 한다. 판도를 뒤짚는 모든 힘은 우연이 아니라 투자에서 나온다. 새해에는 획기적인 여행업 게임체인저가 출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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