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여행업계 ‘직장 내 성희롱’ 경고등-‘툭 하고 건드린’ 상사의 희롱…‘고통 뿐인’ 부하 직원
[커버스토리] 여행업계 ‘직장 내 성희롱’ 경고등-‘툭 하고 건드린’ 상사의 희롱…‘고통 뿐인’ 부하 직원
  • 여행신문
  • 승인 2013.05.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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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방미 수행 기간 중 성추행 사건을 일으키고 국내로 도피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는지, 여성에게 알몸을 보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윤창중 스캔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약자 위치에 있는 인턴 직원을 성희롱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만연한 ‘직장 내 성희롱’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행업계 또한 상관과 부하직원이라는 ‘갑을 관계’와 맞물린 ‘직장 내 성희롱’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편집자 주>



-직장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두려워 쉬쉬
-연 1회 성희롱 예방교육은 사업자 의무
-음란한 농담, 음란물 게시도 가해 행위

■가해자는 멀쩡한데 피해자는 퇴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논란 속에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여승무원 폭행 사건, 남양유업 폭언 사건으로 촉발된 ‘갑을논쟁’의 결정판으로도 불린다. 한국여성민우회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 상담의 44.8%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하다. 민우회는 직장 내 성희롱이 성행하는 까닭이 우리 사회 많은 기업들이 사내 성희롱을 묵인하는 조직문화를 가진 탓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행업계도 ‘권력형 성희롱’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재직자 중 여성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여행업계 의사 결정권자는 남성에 집중돼 있고 여성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때문에 여행업계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그대로 봉합돼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여행사가 몇 군데 되겠냐”면서 “업계 현실상 드러나지 않은 채 물밑에서 자행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예방 교육 무시했다간 300만원 벌금

특히 성희롱은 영세한 사업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2011년 전국 9개 평등의恍� 상담소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중에 31.3%가 직원수가 10~29인 사이인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30인 미만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전체 상담 건수의 68.2%로 수치가 뛴다. 여신금융협회 기준으로 전체 여행사 중 71.5%가 중소 영세 업체로 분류되는 여행업계에 시사점이 큰 대목이다. 2012년 기준으로 상장 여행사 8곳의 평균 직원수는 540여명이지만 랜드사, 대리점까지 아우를 경우 여행사업체 평균 직원수는 훨씬 적을 것이 분명하다. 지난 2010년 <여행신문>이 주요 랜드사 60개사를 조사한 결과를 봐도 평균 직원수는 7.1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업체일수록 성희롱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유추한다. 사내 성희롱고충처리위원회 설치를 의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관련법이 30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로 두는 까닭이다. 또한 단 고용 직원수에 상관없이 전 사업장은 연 1회 이상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불이행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영세 업체의 경우 이같은 법규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성희롱에는 민감, 사내서는 둔감

여행업계 특유의 ‘잘 마시고 잘 노는’ 분위기를 들먹이며 성희롱을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한 여행사 직원은 “외부 성희롱 문제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사내 성희롱에는 둔감하게 반응한다”며 “가이드와 TC에게 절대 손님과 엮기지 말라고 강조하는 여행사가 자기 직원은 수수방관하는 꼴”이라고 여행업계의 이중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하나투어, 레드캡투어, 참좋은여행 등 일부 상장사가 정규적으로 의무 교육을 실행하고 있지만 대기업 수준으로 성희롱 해결 프로세스를 확립한 곳은 아직 드문 실정이다. 반면 항공업계의 경우에는 승무원 등 여성 인력이 많을뿐더러 해외 파견 근무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성희롱 예방 교육이 보다 활성화 돼 있다. 강사 강연,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전사적으로 실시하며 이수 여부를 연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피해자가 익명으로 피해 사실을 고발할 수 있으며 가해자의 피의 내역이 확인될 경우 대부분이 퇴사조치 당한다”면서 “사건이 접수되면 감사, 인사위원회 순으로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직장 성희롱 문제는 업계 종사자의 자존감, 자부심과 결부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정규적인 사내 교육과 성희롱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도 중요하지만 여행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스스로 고급 노동자라고 자각하는게 필요하다”면서 “업계의 품격이 올라가고 노동의 질이 개선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라고 말했다.

양보라 기자 bora@traveltimes.co.kr

■무료 성희롱 예방교육 신청 하세요
고용노동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무료강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 각 사 성희롱 업무 담당자에게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사내강사 과정」참여 기회를 무상 지원한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는 정신적·심리적 충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무료강사 관련 문의 1644-3119


■‘넘으면 안 되는 선’ 지키자
하급 직원이 가해자, 남자도 피해자 될 수 있어

성희롱은 직장 내 지위나 업무를 이용해 성적 언동 등으로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장, 임원, 상사, 동료를 비롯해 하급 근로자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남녀에 상관없이 행위자의 언행으로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거나, 성적 요구의 불응으로 고용 불이익을 당한 대상이 피해자의 범주에 든다.
성희롱은 신체 접촉행위 및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만지게 강요하는 ‘육체적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음란한 농담,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성적인 질문 및 내용 유포, 성적 관계 강요·회유 등 ‘언어적 행위’도 포함된다. 음란물을 게시하거나 보여주는 행위, 특정 신체부위 고의 노출 및 만지는 행위는 등 ‘시각적 행위’도 가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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