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큰 관광 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와 한국국제관광전(KOTFA)은 일주일 격차를 두고 개최됐는데 굳이 두 행사를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단, 매해 두 행사의 참관객이 늘어나고 성황을 이룰수록 제대로 된‘B2B 관광전’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크게 대두된다.

두 행사 모두 B2B와 B2C를 아우르는 행사이며,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을 모두 다루는 행사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어떤 쪽에도 완전히 집중하지 못한다는 태생적 한계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박람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베를린에서 열리는 ITB, 런던에서 열리는 WTM을 비롯해 미국의 파우와우(Powwow)나 호주의 ATE 등 관광선진국의 인바운드 관광전은 여행업계 종사자들, 즉 전문가들을 위한 B2B 행사다. 물론 B2C를 겸하는 관광전도 있지만 날짜를 구분해 철저하게 혼란(?)을 방지하고 있다.

한국의 관광전들은 B2B와 B2C를 겸하다 보니,‘볼거리’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반면 B2B 전문 박람회는 볼거리보다는 최대한 비즈니스 교류가 이뤄지는 데에 집중한다. 몇 년전 독일 ITB박람회에 갔을 때, 관광 선진국인 이탈리아나 스페인, 미국 등의 전시관은 지나칠 정도로 볼거리가 없어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대신 신경을 곤두세운 전문가들이 곳곳에서 치열하게 상담을 펼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은 전문적인 B2B 관광전이 있고도 남을 만한 규모의 관광시장이다. 그럼에도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모두 B2B에 집중된 관광전이 전무한 상태다. 아웃바운드 비중이 큰 두 개의 박람회가 있으니 인바운드만이라도 번듯한 B2B 관광전을 새로 만들면 어떨까? 정부는 저가 덤핑 여행상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해답이 B2B 관광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제값 내고 한국의 곳곳을 여행할 의지가 있는 고객을 갖고 있는 해외의 여행사들이 국내의 지자체, 전문업체들과 한자리에서 만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줄 때다. 볼거리는 없어도 된다. 높으신 분들이 자리해 멋들어진 연설을 할 까닭도 없다. 필요한 건 전문가끼리 만날 수 있
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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