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행사 연합체가 등장했다. 지역별로 강점을 가진 여행사 11곳이 집결해 ‘원에어’라는 웹사이트(www.1air.co.kr)를 만들고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 지역에서 한 가닥 하는 여행사들이다. 이들이 목표하는 바는 간단하다.
각 사가 가진 항공사의 시리즈블록을 필요로 하는 여행사에 공급하는 것이다. 중소 여행사, ATR 여행사, 지방 여행사들이 안정적인 항공 좌석 확보를 통해 고객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모델인 만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자 주>

-지역별 항공권 전문 여행사 11곳 집결
-시리즈블록 중심으로 항공 판매만 주력



●전례없는 전세계 항공권 연합 여행사

원에어(One Air)는 여행사도, 항공사도 아니다. 지역별 전문 여행사, 특히 항공권 판매에 강점을 가진 11개 BSP 여행사의 모임이다. 각 여행사의 면면을 보면, 상당한 내공을 갖춘 업체들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문 지역을 놓고 봤을 때, 양대 홀세일 여행사 수준은 아니어도 항공권 발권량, 상품 판매력에서 막강한 여행사들이다. 여행사의 성격은 다양하다. 발리포유와 같은 허니문 브랜드를 가진 여행사(명산관광), 베트남항공의 PSA를 맡고 있는 항공권 전문업체(한신항공)가 있는가 하면, 랜드업무를 겸하는 곳도 있다. 그만큼 색채가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이 뭉친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항공권 판매력에 있어 강점이 있고, 이를 원에어라는 하나의 채널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원에어의 회장을 맡고 있는 썬랜드여행사 변광열 사장은 “회원 여행사들은 모두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었지만 단독 마케팅에는 한계를 갖고 있었기에 뭉치게 됐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원에어는 기존에 여행업계에서‘연합’의 형태로 등장했던 경우와는 조금은 궤를 달리한다. 가령 중견 패키지 여행사들이 뭉친 DSA(직판여행사 협의체), 혹은 랜드사들이 모인 랜드연합과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성격이 많이 다르다. 원에어는 각 사의 전문영역을 중심으로 한 상태에서 하나의 판매 채널, 마케팅 채널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또한 공동 마케팅, 네트워킹의 수준을 너머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각 여행사들이 주력해서 판매하는 항공사가 모두 다르고 지역도 다르며, 한국인들이 주로 여행하는 대부분의 목적지와 노선을 커버한다는 점에서 잠재 고객인 여행사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항공권만 공급하기에 홀세일과 차별화

원에어의 출범은 11개 여행사가 의기투합한 것이지만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변화된 여행업계의 환경이 이들을 호출했다고도 할 수 있다. 즉 제로컴 이후, 여행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쟁력 있는 중견 여행사들이 자구책을 찾는 과정에서 태동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형 홀세일 여행사를 제외하고 어떤 여행사가 특정 항공권에 강점이 있는지 정보조차 없는 소규모 여행사도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소규모 여행사에서 인센티브 행사를 위해 홀세일 여행사에 단체 좌석을 의뢰할 경우, 좌석만 공급하기보다는 상품 전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점에서 원에어 회원사들은 하나의 채널로 순수히 항공권을 공급하는 데만 전념해 여행사들이 각자의 고객을 놓치지 않고 항공권과 여행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것이다.

원에어와 같은 형태의 업체가 생소한 만큼 잠재 고객인 중소 규모 여행사들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는 “항공 블록을 가진 전문여행사가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며 “하나투어, 인터파크 등과 비교했을 때 단체, 개별 항공권에 있어서 경쟁력만 있다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상관광 김세희 상무는“홀세일 여행사와 규모 면에서는 견줄 수 없지만 전문 지역과 항공권에 있어서는 회원사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며“무엇보다 시리즈블록을 가지고 있기에 대형여행사에서 잡기 힘든 패턴의 좌석이나 단체 항공권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속성, 가격 경쟁력 우위 자신

원에어는 약 6개월간 기밀을 유지하며 조심스레 사업을 준비해오다 지난 5일 창립 기념식과 함께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그만큼 업계에서도 원에어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지난 5일 사이트가 공개된 후, 업계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나타났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항공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여행사가‘더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니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아주 놀라운 형태의 사업은 아니지만 하나의 참신한 판매 채널을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경쟁 국면에 놓이게 되는 여행사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이제 막 시작된 것이니 당분간 지켜봐야 겠다. 아직까지 뚜렷한 실체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원에어가 홀세일 여행사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 볼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국적사보다는 외항사 중심의 항공권 판매를 하고 있기에 어떠한 국면이 펼쳐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원에어 회원사 관계자는“홀세일 여행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에서만큼은 뒤지지 않고 여행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더 빠른 속도로 도와줄 수 있다”며‘신속성’을 강조했다. 토파스가 지원한 웹사이트에 실시간 조회 및 예약과 채팅 기능을 만들어 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전문여행사 추가 영입도 열려있어

원에어의 11개 회원 여행사는 중복되는 영역도 있지만 사전 합의를 통해 시리즈블록을 갖고 있는 항공사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분했다. 가령 고객이 호주행 항공권을 찾을 경우, 콴타스항공을 찾으면 나트래블, 캐세이패시픽항공을 이용하겠다면 동성삼우국제여행사, 싱가포르항공을 원한다면 썬랜드여행사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원사끼리 원칙을 정한 것이다.

하나의 연합체이지만 각 사의 영업 전략은 제량에 맡기는 분위기다. 가령 항공권 발권 수수료, 추가 인센티브, 발권량에 따른 이벤트 등은 철저히 각 사의 몫이다. 원에어의 회원사들이 판매 중인 외항사 항공권은 다른 여행사나 PSA 전문 업체들도 판매하는 만큼 각 사가 최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좌석 확보, 가격 경쟁력 등 공동 마케팅 이외의 영역은 철저히 각 업체의 각계전투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변광열 회장은 “원에어가 시너지를 내고 시장에 파급력을 보이기 위해선 각 사가 열심히 영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원에어는 추가 회원 영입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재 11개 여행사가 약 20개 외항사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등 일부 노선은 비어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변 회장은“원에어는 항공권 공급을 근간으로 하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화, 발전할지 알 수 없다”며 “추가 회원사 영입은 물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