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선수의 페이스북 ‘설화’ 사건을 보면서 ‘말의 무게감’에 대해 상기했다. 페이스북 계정에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조롱한 기 선수에게 경솔하다는 비판이 가해진 것은 우리사회가 SNS를 더 이상 사적인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도 같다. 이번 사건의 시사점이 있다면 온라인 상에서도 자나깨나 말조심, 입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SNS 상에는 정제되지 않고 책임을 고려하지 않은 말과 글이 넘쳐난다. 얼마 전 한 관광청 관계자는 트위터 상에서 자신의 사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달 전 관광청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던 여행사 직원이 관광청 관계자의 모습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것이다. 자신의 통역 실력과 외모가 트위터 상에 회자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관광청 관계자는 화들짝 놀라 그 직원에게 글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 정면, 측면 사진을 찍어 신나게 트윗한 직원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다.

그 직원은 자신의 행동이 그른 행동이라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단지 개인이 운영하는 트위터에 올렸을 뿐인데 왜 문제가 되냐는 식이다. 그러나 SNS는 엄연히 대중에 공개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고 사적 기능과 공적인 기능 모두를 담당하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더욱이 그는 잘못 전해진 말의 힘, 소문의 무서움을 몸소 겪는 여행업계 종사자가 아닌가.

사실 여행업계는 말과 글의 막대한 영향력에 상시 노출돼 있다. 한 유럽 개별 여행 전문 업체 관계자는 여행 정보에 있어 모든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갔다고 말한다. 가령 영향력이 큰 카페나 블로그에 특정 호텔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가 실리면 실제 예약률이 떨어지는 걸 체감했다고 한다. 사실과 다른 정보였지만 여행사는 주력 호텔을 바꿔야할 정도로 역풍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에 특정 여행사를 검색하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비방들, 그릇된 정보들이 쉽게 드러나곤 한다.

물론 이번 사건은 한 개인에 국한된 사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나 온라인에서나 말의 무게감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은 보편적인 문제의식일 것이다. 말 한마디에 휘청거릴 수 있는 여행업계 종사자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참을 수 없는 말의 가벼움을 더욱 경계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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