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플래너를 통해 허니문을 예약하는 예비부부가 늘면서 허니문 시장에 대한 웨딩컨설팅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웨딩컨설팅 업체가 안정적인 고객 유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시각과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컨설팅 업체들이 시장의 물을 흐려놓는다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편집자주>



-10쌍 중 1~2쌍, 웨딩플래너 통해 허니문 예약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 건수는 32만7,073건. 웨딩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혼인 건수는 한 해 약 5~8만 건에 달한다. 혼인 신고만 하고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 경우를 감안하면 전체의 30% 정도가 웨딩플래너를 통해 결혼식을 올리는 셈이란 설명이다. 한 대형 웨딩컨설팅 업체 관계자는“웨딩컨설팅 고객 중 절반은 웨딩플래너의 소개를 통해 허니문을 예약한다”고 밝혔다.

●失
높은 수수료…중소 여행사 부담 증가

웨딩플래너가 예비부부와 함께 결혼준비를 하는 시간은 평균 6개월. 긴 시간동안 많은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만큼 예비부부와 웨딩플래너는 돈독한 유대 관계를 맺는다. 결혼식장·드레스는 물론 허니문을 선택할 때도 웨딩플래너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허니문 시장에서 웨딩플래너들의 입김이 센 이유다.

문제는 웨딩플래너가 여행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고객의 취향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웨딩플래너들이 많다는 것.‘요즘 뜨는 신혼여행지는 웨딩플래너 마진이 높은 지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 여행사 허니문팀 관계자는“웨딩컨설팅 업체가 허니문 시장의‘갑’이 되고 있다”면서“예전엔 한 쌍 당 15~20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했는데 최근엔 30만원까지 요구하는 곳도 생겼다. 그 외 입점비, 지원비, 허니문 목적지로의 인스펙션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중소 여행사들은‘울며 겨자 먹기’로 컨설팅 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결혼 건수가 줄고 허니문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컨설팅 업체 외에 별다른 판로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수수료 부담을 못 이겨 부도를 내는 여행사도 생겨났다. 한 허니문 전문 여행사 대표는“컨설팅 업체와 손을 잡고 하다가 문을 닫는 여행사를 여러 번 봤다”면서“모객이 많이 발생해도 수수료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홀세일 여행사의 경우 웨딩플래너에게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니문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직접 웨딩컨설팅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나투어 H웨딩팀 김은호 팀장은“웨딩플래너들이‘하나투어·모두투어 등은 패키지 여행사일 뿐 허니문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다’고 깎아 내리며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여행사로 고객을 몰아간다”면서“직접 웨딩컨설팅을 통해 허니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H웨딩 청담점을 오픈한 것”이라고 말했다.

●得
안정적 판로 확보에 도움

반면, 웨딩컨설팅 업체가 허니문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몇 개의 홀세일 여행사들이 여행시장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웨딩컨설팅 업체가 중소 여행사들의 허니문 판로를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수수료 부담도 온라인 광고, 소셜커머스의 수수료와 비교하면 터무니없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노랑풍선 허니문팀 송은대 차장은“온라인 광고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광고비를 썼다고 해서 그만한 효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면서“차라리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거래하면 상품을 판매한 수익에 대해서만 수수료 지출이 발생하고, 예약율도 안정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도“쿠팡·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 홈쇼핑도 수수료를 20%씩 가져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컨설팅 업체에게 수수료를 주면 여행사의 마진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다른 판로와 비교했을 때 수익성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소 여행사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서 좋고, 컨설팅 업체는 판매를 대행한 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다.

컨설팅 업체도 수수료만 많이 준다고 무조건 덤비진 않는다. 여행사가 수수료 부담 때문에 부도를 낼 경우 컨설팅 업체가 고객이 입는 피해를 고스란히 보상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 허니문 전문 여행사 대표는“시장이 어렵다 보니 일부 신생 여행사는 수수료를 많이 주겠다며 먼저 컨설팅 업체에 접근하기도 한다”면서“컨설팅 업체가 아니라 여행사가 스스로 시장의 물을 흐리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형 웨딩컨설팅 업체 측은“최근 허니문 한 쌍 당 수수료는 15~20만원 선으로 고정됐고, 그 이상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수수료와 상관없이‘고객 중심형’거래를 하는 컨설팅 업체도 있다. 레츠고리조트 김인박 대표는“무조건 수수료를 많이 주거나 특정 여행사와 전략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허니문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성향과 요청에 따라 적절한 허니문 상품을 추천하는 웨딩컨설팅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딩플래너는
예식장 예약, 드레스·메이크업·웨딩사진 준비, 혼수품·예물 구입 등 결혼의 전 준비 과정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도와주는 일을 한다. 고객에게 각종 웨딩 관련 상품과 업체를 소개하고, 고객이 선택한 업체에 대한 계약·발주를 대행한다. 고객과 웨딩 업체의 계약을 알선,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웨딩플래너의 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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