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이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건 며칠 전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게 이전에 다니던 직장 때문이었으니, 더 이상 그곳에 살 이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사가 무척 귀찮은 일인 만큼 그냥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문득 이사를 결심하게 된 건 ‘주거의 질’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발단이 된 건 얼마 전 선배 기자로부터 들은 ‘쉐어하우스’ 이야기다. 쉐어하우스란 관심사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집 한 채를 공유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쉐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주방·세탁기·침대·옷장·책상이 다닥다닥 붙은 방에 제 한 몸 뉘는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집이란 공동체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나아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느끼는 공간을 의미한다.

여행사 중에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곳들이 있다. 종종 언론에 회자되는 이들 여행사들은 여느 대기업 못잖은 복지제도를 자랑한다. 일례로 여행박사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전 임직원의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지방에서 올라온 직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기숙사도 제공한다. 현재 40여명의 여행박사 직원들이 가스요금과 전기요금만 내고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내일투어도 지난 1월부터 임직원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시작했다. 직원들은 한 달에 관리비를 포함해 10만원만 내면 된다. 만 3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는 6개월의 어학연수 또는 3개월의 장기휴가를 지원하는데, 쉬는 기간 동안 매달 임금의 60%를 지급해 준다. 여기에 매년 한 번씩 임직원의 부모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효투어’, 모든 임직원의 부모님 통장에 매달 3만원씩 입금해 주는 ‘효통장’까지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들 여행사가 이처럼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뭘까. 직원을 단순히 회사 일을 처리하는‘부품’으로 보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갈‘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라는 느낌은 사람을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게 한다. 임직원들에게 회사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주는 일. 쉐어하우스가 주거의 질을 높이듯, 일터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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