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가이드북·맵북을 배포하며 자유여행시장에 발을 디딘 투어팁스에 여러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자유여행시장의 성장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칭찬하는 입장부터 과연 한국의 트립어드바이저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투어팁스가 시도하는 새로운 모델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무료 콘텐츠로 사람 모아서 수익 모색
-사용자 자발성·유효성이 성공의 관건



■가이드북 18만부 배포하며 첫 삽

투어팁스는 지난 4월18일 베타 서비스를 오픈해 홍콩, 싱가포르, 오사카, 파리 등 네 곳 도시의 가이드북·맵북을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다. 7월29일 정식 오픈 시점에는 보라카이, 하와이, 방콕이 추가돼 현재 총 7 도시의 가이드북·맵북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안에 총 10개 도시, 14년까지 총 2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4월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간 다운로드 횟수는 약 18만부에 이른다. 투어팁스 이명운 총괄팀장은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반응이 오고 있다”며 “개별여행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취합했을 뿐만 아니라 지도에 한글, 영어를 비롯해 현지어를 표기하고 소소한 팁을 함께 녹여낸 것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이드북·맵북 서비스가 투어팁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한국형 트립어드바이저’라는 목표가 말해주듯이 투어팁스는 ‘개별여행객들이 여행 전 한 번은 꼭 들렀다 가는 사이트’를 추구하고 있다. 여행지에 대한 각종 정보뿐만 아니라 항공·숙박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직접 여행을 준비하는 개별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사이트가 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팀장은 가이드북·맵북 서비스를 “항공·숙박 가격비교 서비스로 나아가기 위한 전초 단계”라며 “사용자를 확보해서 사이트가 활성화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투어팁스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이트를 활성화해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투어팁스가 배포하는 가이드북·맵북 서비스는 무료로 배포되는 만큼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 일부 페이지에 광고를 삽입해 광고비용을 받고 있지만 수익은 높은 편이 아니다. 투어팁스는 전세계의 방대한 여행정보를 제공하면서 트래픽과 광고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트립어드바이저의 선례를 모방하고자 한다. 현재 투어팁스 사이트 내에서 항공과 호텔 가격비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결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팀장의 말에 따르면 “아직 수익을 내기엔 이른 단계”다.

■칭찬부터 우려까지 천차만별 업계 시선

투어팁스의 행보는 자유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패키지여행과 달리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하는 자유여행객들이 기본적으로 찾게 되는 가이드북과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타깃에 확실한 마케팅이 이루어졌다. 사이트 내 여행자들의 활동성을 제쳐두더라도 실용적인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다는 평이다.
홍콩관광청 이예림 부장은 “여행자들은 다채널을 이용해 정보를 얻으려 한다”며 “더구나 무료이기 때문에 여행자들의 접근성이 더욱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PDF 콘텐츠를 제작한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관광청이 제공하는 정보들을 다운받을 수 있냐고 묻는 여행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트래픽이 곧 유효 고객이 될지 미지수

그러나 투어팁스가 트립어드바이저의 선례를 이어갈 수 있을 지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우선 온라인 콘텐츠 자체의 한계가 지적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온라인 여행 정보를 부가적인 정보로 여기고 있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서적은 책갈피 기능 등이 없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아보기 어려워 실용성의 문제도 우려된다.

트립어드바이저는 기업에서 주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정보가 취합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또한 ‘그 곳’에 다녀온 여행자들이 직접 리뷰를 올리고 점수를 매기는 ‘자발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투어팁스도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만들 수 있는 ‘오픈 에디터’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업 주도형으로 정보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실제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분위기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업계에서 콘텐츠를 가지고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것은 전 세계에서 트립어드바이저가 유일무이한데 그것이 한국에서도 가능할 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무료 정보를 찾아 들어온 트래픽이 실제 호텔과 항공을 구매하는 유효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투어팁스가 여행업계의 큰 손인 하나투어의 자회사인 만큼 규모의 경제로 여타 사업자들을 따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도 존재한다. 자본이 많지 않은 일반 여행사들이 시도할 수 없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막강한 콘텐츠로 크기를 키워나가다 보면 결국 중소 여행사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신선한 모델이지만 숙제도 많아

투어팁스 이 팀장은 “자유여행객들의 외국계 사이트 이용이 늘어나고 있어 한국형 사이트를 보급해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또한 투어팁스가 취합한 정보를 여행사들에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며 “시장에 공헌하는 의미로 모든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어팁스의 목표와 현장의 목소리는 괴리가 크다. 트립어드바이저처럼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의 문제부터 규모의 경제로 시장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까지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신선한 모델을 제시하긴 했지만 실제 효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더불어 정보 무료화에 대한 출판 업계와의 마찰까지 불거지며 투어팁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은 상황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여행 콘텐츠 무료화…출판사는 어쩌나

-온라인 가이드북 실용성 떨어지지만
-중소 가이드북 업체 장기적으론 위협

투어팁스의 무료 가이드북·맵북이 배포되면서 기존 가이드북 시장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이라는 분야가 특별한 전문성을 가지는 분야가 아니다”며 “경험이 곧 정보가 되는 게 여행이기 때문에 여행 서적 간 큰 차별화를 두기가 어렵다”고 의견을 전했다.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면 여행자들이 유료 서적보다는 무료 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으로만 배포하는 경우에는 가이드북 시장자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 ‘자신만만 세계여행’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는 삼성출판사의 정선주 수석연구원과 ‘가출하기’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는 내일투어의 김희순 전무는 “온라인 콘텐츠와 오프라인 콘텐츠의 특징이 다르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실제 외국에서는 책자를 주로 사용하면서 부가적 정보를 온라인으로 찾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콘텐츠가 편리해보이지만 직접 손에 만져지는 책자가 활용도가 더 높아 출판 시장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량의 콘텐츠가 무료로 배포되면 장기적으로 출판업계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있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무료 정보에 익숙해지면 기존 가이드북 생산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보를 생산하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무료 콘텐츠가 달가울 리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언론, 부동산,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무료로 공급하면서 기존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은 일례가 있다. 때문에 무차별적인 콘텐츠 무료화가 출판 업계의 생계를 위협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로부터 정보의 다양성을 빼앗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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