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가 변호사에게 물었다. “이봐요, 상담료가 얼마입니까?” 변호사는 “세 가지 질문에 50달러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혀를 차면서 “그거 비싸네요. 안 그렇습니까?”라고 하자 변호사는 “네, 비싸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변호사는 남자에게 말했다. “자, 그럼 마지막 질문은 뭡니까?”

우스갯소리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부러운 농담이다. 상담 후 별도의 상담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그렇다. 수십 개의 질문을 던지고도 감사인사는커녕 인사 한마디 없이 전화를 끊는 이들도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정보를 얻은 여행객이 가격 검색 후 보다 저렴한 다른 업체로 예약하는 일도 다반사다. 결국, 상담해 준 여행사는 시간을 들여서 남 좋은 일만 해준 셈이다.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이런 사례가 쌓이면 상담하느라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한 기회비용, 노력 대비 성과 저조로 인한 직원 수익률 하락 등의 후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이러한 폐단 때문에 수년 전부터 상담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여행상담은 공짜’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제대로 된 서비스 비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까운 예를 보면, 일본 JTB의 경우 해외여행 계획 작성을 위한 기본 상담요금은 30분에 5,250엔(약 5만4,000원)을 받으며, 이후 30분마다 3,150엔(약 3만2,000원)이 추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물가 수준을 고려해도 상당히 높은 요금이다. 물론 소정의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상담을 원한다는 취지를 직원에게 요청한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상담요금표’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은 그만큼 상담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의 사례처럼 상담료를 표준화해서 일일이 받기가 요원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상담료 공짜’라는 식으로 나오는 여행사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또한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고민거리다. 그러나 발권수수료도 사라지면서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지금,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것은 업계의 숙제다. 어렵다고 언제까지나 손가락만 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두의 참여와 공감대 형성으로 지금의 이야기가 곧 현실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김명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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