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묵을 것인가. 여행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아직도 호텔 목록만 쭉 나열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 ‘트렌드를 모른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현지인들의 아파트, 주택과 여행자를 연결해 주는 업체들이 한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데, 그 반응이 심상치 않다. 웨이투스테이(Way to Stay)와 에어비앤비(Airbnb)의 사례를 통해 변화하는 숙박 트렌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현지인 집 단기임대 업체들 속속 한국 진출
-웨이투스테이 한국진출 1년새 3,500명 이용
-“천편일률 호텔보다 ‘진짜’ 문화 체험 선호”
 
웨이투스테이·에어비앤비 어떤 업체?

2004년 창립한 스페인 회사 ‘웨이투스테이’(www.waytostay.com/ko)는 여행객에게 유럽 현지인의 아파트를 렌트해주는 업체다. 웹페이지를 기반으로 유럽 16개 도시의 3,660여개 아파트를 임대한다. 한국 시장엔 작년 7월 진출해 1년여 사이 3,500명의 이용객을 유치했다. 이 업체의 특징은 직접 ‘검증’한 아파트만을 임대한다는 점. 우선 법적으로 숙박업체 등록이 되어 있는 아파트가 전제 조건이다. 웨이투스테이 서미희 한국 대표는 “우선 회사 측에서 아파트 소유주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아파트의 시설과 인테리어를 점검해 일정 수준을 만족한 아파트만 사이트 등록을 진행한다”며 “방 시설, 지리적 편의성, 조망 등을 고려해 소유주에게 적정한 금액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창립해 올해 1월 한국에 진출한 미국 업체 ‘에어비앤비’(www.airbnb.co.kr) 역시 여행객이 현지인의 집에 숙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어비앤비 웹사이트와 모바일 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집을 임대해 주는 ‘주인장’으로 등록할 수 있고, 누구나 현지인의 집을 예약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들을 중개해 주는 대가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192개국 3만4,000여개 도시에 수많은 숙소들이 등록돼 있으며, 한국 숙소만 해도 1,700여개에 달한다. 웨이투스테이와 달리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집을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많은 수의 집이 등록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성 있는 숙소에서 현지인처럼 머문다

한국 시장에선 신생인 이들 업체가 이처럼 호응을 얻는 이유는 무얼까. 이는 한국 여행자들의 의식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점차 한국인들의 여행 목적은 ‘얼마나 많은 관광지를 찍고 오느냐’에서 ‘얼마나 현지의 문화와 생활을 깊숙이 체험하고 오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면서 숙박 장소 역시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현지인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의미를 달리하게 된 것이다. 

웨이투스테이 서미희 한국 대표는 “모노형 호텔의 지루함에서 벗어나 다양한 도시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며 “요리나 바비큐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신혼부부와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조 게비아 공동창업자도 최근 여행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일수록 천편일률적인 호텔이 지루할 수밖에 없다”면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들은 제각기 다른 개성을 지녔고, 여행객들은 각각의 숙소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믿음직한 서비스 vs 다채로운 숙소

웨이투스테이와 에어비앤비는 현지인의 집을 렌트해 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다. 우선 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여행자를 중개만 하기 때문에 상담, 사후관리 등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사전에 집주인과 상의해야 할 일이 있을 경우 영어 또는 현지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이와 달리 웨이투스테이는 상담부터 사후 관리까지 책임진다. 바르셀로나 본사에 3명의 한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이들과 이메일 또는 전화(무료) 상담이 가능하다. 웨이투스테이 서미희 한국 대표는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문제가 생길 경우 회사에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소지품을 두고 왔을 경우 직접 찾아 돌려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 요금이 숙박 요금에 포함되는 만큼 저렴한 호텔을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업체가 커버하는 지역의 범위다. 도시 수로만 비교해도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192개국 3만3,000여개 도시, 웨이투스테이는 유럽 16개 도시다. 유럽 외 지역에서는 웨이투스테이를 아예 고려할 수 없다. 또한 웨이투스테이는 아파트에 한정돼 있는 반면 에어비앤비에는 아파트, 주택, 유럽의 고성, 남태평양의 개인 섬, 캠퍼밴 등 매우 다채로운 숙박 장소가 등록돼 있어 고르는 재미가 더 크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 어떻게 이용하나
웨이투스테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메인에 큼지막한 예약 화면이 보인다. 예약을 원하는 도시와 체크인 날짜, 체크아웃 날짜, 인원수를 입력하고 ‘찾기’ 버튼을 누르면 이용 가능한 아파트의 목록이 나타난다. 각 숙소 소개에서는 웨이투스테이 소속 사진작가가 촬영한 내부와 인근 동네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방 하나만 예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아파트 전체를 예약해야 한다. 이름, 연락처, 여행일정(도착 시간, 이동 수단 등) 등을 입력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예약이 완료된다. 문의 또는 상담은 이메일(info@waytostay.com)로 할 수 있으며, 한국어로 작성하면 된다. 

에어비앤비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절차를 마친 뒤 도시와 날짜를 고르고 마음에 드는 숙소를 선택해 신용카드로 예약하면 된다. 호텔 예약 사이트처럼 이용객의 후기를 참고할 수 있으며, 주인장 소개를 참고할 수도 있다. 숙소에 따라 실시간 예약이 지원되는 경우가 있고, 주인장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에야 예약할 수 있는 숙소도 있다. 
‘주인장’으로 자신의 집을 등록하려면 프로필을 작성하고, 집 사진을 올리고, 임의대로 가격을 책정하면 된다. 예약이 생성되면 카드수수료와 에어비앤비의 중개 수수료(6~12%)를 제외한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 창업 스토리
웨이투스테이
네덜란드 출신 마이클과 로널드는 200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주했다. 바닷가 근처에 살고 있던 이들은 사용하지 않는 테라스 공간을 지인과 여행객들에게 빌려주곤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독특한 여행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아파트 렌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에어비앤비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디자인대학 졸업생인 조와 브라이언은 디자인컨퍼런스 개최가 코앞인데 시내의 모든 호텔이 만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은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주고 조식을 제공해주는 아이디어를 냈고 행동으로 옮긴다. 그러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값비싼 호텔보다 현지인의 가정집에 머무는 것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한다는 사실에 주목,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