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10월~11월 윤달이 끼어 봄 예식이 증가하고 가을 예식은 상대적으로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허니문 여행사들은 봄 허니문 시즌 대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 작년 한 해는 동남아 지역의 꾸준한 인기와 장거리 지역의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올해 허니문 시장의 경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작년 한 해 전체 허니문의 반이 동남아로
-“10쌍 중 3쌍은 장거리·특수 지역찾아”
-항공권 따로 구매 증가…FIT·맞춤형 등장
 

가깝고 저렴, 식을 줄 모르는 동남아
 
하나투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가장 인기있었던 허니문 목적지 1위는 태국 푸켓이었다. 전통적으로 허니문 목적지의 타이틀을 쥐고 있는 푸켓과 세부·보라카이가 전체의 약 46%를 기록하면서 강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태국의 정세가 어지러워지고 필리핀은 자연재해로 여행자가 감소하면서 허니문 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될 지 우려가 되고 있다. 허니문 전문 여행사인 해피허니문클럽 최미영 과장은 “푸켓이 시위가 일어나는 방콕과는 거리가 멀고 시위의 영향도 거의 없는 편인데도, 같은 태국이라는 이유에서 여행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 영향이 적을 거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최 과장은 “앞으로 3~4개월 뒤의 예약이고 방콕을 경유하지도 않기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고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는 발리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 초 리젠트발리, 물리아발리 등 여러 리조트의 세일즈콜이 연달아 이어졌고, 갖가지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모객에 나서고 있다. 허니문 전문 여행사 렛츠고리조트는 “작년보다 발리의 호응이 높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올해 봄에는 전년 대비 예약률이 오르고 있는 편”이라고 전한 바 있다.
 
<꽃보다…>는 허니문에도 예외없이 영향
 
장거리 여행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오는 2월15일과 16일 양일간 허니문 박람회를 진행할 예정인 하나투어는 “현재(2월 첫째 주)까지 들어온 예약자의 80%가 장거리 노선이다”라고 말했다. 하나투어 황 차장은 “약 50%가 유럽에 대한 문의고 30% 가량은 미주에 대한 문의였다”고 전했다. 실제 그 지역 상품 결제로 모두 다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장거리 노선에 대한 로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투어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장거리 지역 비중이 56%, 61%, 67%로 점점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대폭 성장한 칸쿤과 하와이는 올해도 여전한 인기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칸쿤은 단독 일정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등 주변 지역과 연계한 상품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상품이 점점 더 다양해지는 추세다. 하와이는 비자면제와 함께 좌석 공급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몰디브의 경우 고가 상품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중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 많이 소개된 고급 리조트 외에 조금 더 저렴하게 갈 수 있는 호텔들이 조금씩 소개되는 중이다. 

해피허니문클럽 최 과장은 “작년 상반기 하와이와 몰디브의 예약률이 높았는데 올해도 순조로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전문 여행사는 “기존에 칸쿤이나 몰디브를 가는 여행자들이 10쌍 중 1쌍 정도였다면 요즘은 2~3쌍은 되는 것 같다”며 문의와 더불어 실제 구매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유럽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찾는 서유럽 지역 외에 크로아티아가 주목받고 있다. 한 허니문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꽃보다 누나> 이후로 크로아티아 허니문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으며, 이 여행사 홈페이지 전면부에는 크로아티아 상품이 게시돼 있는 정도다. 

특수지역에 대한 문의 또한 늘고 있다. 관광청의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고 있는 모리셔스·세이셸을 필두로 타히티, 뉴칼레도니아 등의 지역에 대해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이셸은 한국 마켓 비중을 늘리기 위해 관광청과 현지 리조트가 협력해 한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여행 경비를 줄여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프랑스관광청도 올해 타히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를 시작할 방침이어서 특수 지역을 선호하는 여행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만 잡아주세요” 항공 따로 늘어나
 
장·단거리 공통적으로 단순 패키지 허니문이 점점 외면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가격을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과 ‘알뜰하게’ 수수료를 물지 않고 항공권이나 호텔을 예약하려는 경향이 맞물리고 있다. 

허니문도 에어텔처럼 기본만 갖춘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짜여진 일정과 원치 않는 옵션을 거부하는 것이다. 하나투어 황 차장은 “허니문으로 들어오지 않고 FIT를 전담하는 하나프리 쪽으로 유입되는 허니무너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갈수록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공통된 특징”이라고 전했다. 또한 직접 항공권을 구매한 뒤에 여행사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렛츠고리조트 김인박 소장은 “항공권과 호텔을 분리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항공권이 필요없다는 여행자들이 전체의 50% 이상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고안하고 있다. 항공권 판매가 줄어든 렛츠고리조트는 호텔 예약에서 차별화를 둘 생각이다. 김 소장은 “항공권을 따로 구매하는 탓에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이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며 “여러 호텔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점을 강화해서 일반 호텔 예약 사이트와 차별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해피허니문클럽은 DIY 상품을 만들어 여행자들이 원하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게시해 자율성을 더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약 2년 전부터 ‘프리텔’이라는 상품을 개발했다. 항공과 호텔을 기본으로, 반일투어·미팅 및 샌딩 등 옵션을 개별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나투어 황 차장은 “호응이 좋은 편”이라며 “작년에는 전체 비중에서 15%정도 차지했다”고 전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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