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뉴스 하나.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기업들의 PR비용 성장률은 광고비용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일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The PR>의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미국의 광고비는 전년 대비 4.6% 증가했고 PR비용은 8.5% 성장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2001년 대비 2010년 미국의 광고비는 3% 성장에 그쳤으나, 같은 동기간 PR비용은 34.4%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PR시대”라고 힘주어 말하는 페루관광청 최보순 대표를 만났다. 
 
 
-“단발성 광고보다 기사노출이 장기적 효과 커”
-미식·트레킹 등 테마투어, 3D사진 전시회 계획

“광고가 ‘소멸형’이라면 기사는 ‘누적형’입니다. 광고는 일회성으로 끝나지만 기사는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죠. 오랜 시간 누적된 기사는 그 회사의 역사로 남아 소비자의 신뢰 형성에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페루관광청(GEOCM) 최보순 대표는 “최근 여행업계의 많은 업체들이 온라인키워드 광고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수익 창출을 지속하려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끊임없는 이슈메이킹(issue-making)을 통한 PR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말하는 이슈메이킹은 기사화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종류의 이벤트, 행사, PR활동 등을 의미한다. 광고가 특정 상품이나 단발성 프로모션을 빠르게 알리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같은 예산을 집행하더라도 전액을 광고에 쏟아 붇는 것보다 재미있고 독특한 이벤트를 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10년 전 광고는 검색되지 않지만 10년 전 기사는 검색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이처럼 확고한 최 대표의 ‘브랜드관’은 페루관광청의 홍보·마케팅 전략에도 적용되고 있다. 페루관광청은 올해 마추픽추, 나스카 라인, 티티카카호수, 쿠스코 마을 등 주요 관광지의 3D 실사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마추픽추, 나스카라인 등은 버킷리스트 상위권에 항상 오를 정도로 잘 알려졌지만, 정작 이들 관광지가 페루에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이 이벤트를 통해 언론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페루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전을 하면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형성되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SNS나 블로그에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이벤트 개최와 같은 이슈메이킹은 한 번에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은 투자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올해 페루관광청이 계획하는 또 다른 이슈메이킹은 ‘테마가 있는 팸투어’다. 올 9월로 예정된 팸투어는 페루 미식기행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레스토랑 ‘아스트리드 이 가스통(Astrid y Gaston)’은 몇 해 연속 ‘월드베스트레스토랑 100’의 상위권에 랭크됐다. 또 ‘남미 최고의 레스토랑 50선’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팸투어에선 이 레스토랑을 포함해 다양한 페루의 레스토랑을 탐방하며 페루의 고급 식문화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올레길과 같은 명소인 ‘잉카 트레일’을 트레킹하는 팸투어도 계획 중이다. 최 대표는 “한국인들의 소비 트렌드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남들이 안 해본 것을 체험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제는 어딜 가느냐가 아니라 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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