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살아났는데 그 열매를 제대로 따 먹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2011년 대지진 이후 각 여행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본팀 규모를 축소했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 여행사 일본팀장은 “대지진 이전 일본팀 규모의 3분의2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며 “업계 전체적으로도 2011년부터 거의 3년 동안 일본팀 신규인력이 배출되지 않아 인력을 충원하고 싶어도 쓸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양국간 정치 문제 등 워낙 변수가 많은 일본 시장인지라, 각 여행사 경영진은 인력배치나 충원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실무자들의 인력난 체감지수를 높이는 요소다. “비록 지금은 활황이지만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니 일단 현재 인원으로 버텨보라”는 게 대부분 회사의 입장이라고 한다.
이 와중에 부러움을 사는 여행사가 있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일본팀 인력감축과 다른 팀 파견이라는 카드를 꺼냈을 때 이 업체는 오히려 신상품 개발의 기회로 봤다고 한다. 그동안 시간적 여력이 안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개별여행시장 대응을 위해 일본 현지로 직원을 보내 관련 준비를 하는 등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노리고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한다. 그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일손부족을 호소할 때 이 여행사는 시장회복의 수혜를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
어찌 보면 여행업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의 싸움인 것 같다. 거슬러 올라가면 IMF외환위기, 9·11 테러, 세계금융위기 등 숱한 외부변수에 휘청거렸다. 위기를 맞고 극복하면서 여행업계가 배운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력수급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