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장에서 겪은 일이다. 출장 일정으로 크루즈를 타게 됐다. 마침 그날은 중국인 단체가 많았고 중국인으로 가득했다. 1박2일의 짧았던 크루즈는 문화적 차이 그 이상이었다. 우선 배 안 모든 구역이 흡연구역이었다. 금연 스티커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복도, 카페, 심지어 식당에서도 담배들을 펴댔다. 크루즈사 측에서도 주요 고객층이 중국인이기 때문인지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바닥이 카펫임에도 불구, 피던 담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버려버리던 그들의 모습이었다. 가래침은 덤으로 말이다. 

지난 10월쯤 중국 당국이 ‘여유법(관광법)’ 시행에 맞춰 해외여행 중 현지 공공질서를 위반한 자국민을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자국민이 해외여행 시 일종의 행동 서약서를 추가로 작성하고 여행 중 이를 위반하면 귀국 후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중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중국이 이 같은 제도를 마련한 것은 자국 여행객들의 교양 없는 행동이 중국에 악영향을 미치고 현지 안전 문제, 분쟁 발생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찰나,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어린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너무나 큰 울음소리에 아이가 엔진소리에 놀라 그러나보다 했다. 그러나 비행기가 안정고도에 도달해 기내식이 제공될 때까지 아이의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문제는 아이의 부모와 할머니였다. 아이에게 “넌 도대체 왜우냐”며 짜증을 내고 심지어 서로가 대화를 하다 싸우는 것이 아닌가. 탑승객들의 짜증스런 토로가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옆자리 서양인조차 승무원을 불러 컴플레인을 했다. 결국 도착하는 순간까지 한국인 일가족의 고성은 그치지 않았다. 짐을 찾으며 차라리 중국인의 담배가 덜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날만큼은 우리 관광객들의 교양수준이 중국 관광객보다 높다고 할 수 없었다. 중국 자국민 해외여행 처벌 규정 기사를 보고 달렸던 ‘이런 건 한국정부도 배워야’ ‘우리 정부보다도 더 낫네. 우리도 도입합시다’ 등의 자성을 촉구하던 리플들이 떠올랐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분명 한국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이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계속되고 있던 현장을 마주했다. 한국인이 크루즈 안에서 담배피고 침을 뱉던 중국인보다 나은 게 없었다. 여행객 한 사람은 바로 한국의 얼굴이다. 우리도 중국처럼 법을 만들어 처벌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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