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의 관광대학 효시
관광 앞세워 특성화 전략 추진

-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관광과 개설
-업계 및 학계서 활동 활발…혁신 추구

경기대학교에는 우리나라 관광교육의 효시이자 역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 최초로 1962년 초급대학 관광과를 개설해 관광교육을 태동시켰으며 1964년에는 4년제 대학 관광학과로 개편했다. 1989년에는 관광대학으로 확대 출범해 관광교육 효시로서의 면모를 강화했다. 규모도 그만큼 크다. 현재 경기대 관광대학은 서울캠퍼스와 수원캠퍼스에 총 5개 학과로 구성돼 있다. 서울캠퍼스에는 관광경영학과(1965년 개설), 호텔경영학과(1988년 개설) 2개 학과가 있으며, 수원캠퍼스에는 관광개발학과(1979년 개설), 외식조리학과(1994년 개설), 관광이벤트학과(1997년 개설) 3개 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관광교육 반세기 역사에 걸맞게 관광인재 배출 측면에서도 경기대 관광대학은 두드러진다. 2013년 12월 현재, 역사가 가장 깊은 관광경영학과의 경우 3,69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관광개발학과 1,216명, 호텔경영학과 1,034명 등 총 6,780명의 관광학도를 양성했다. 전체 재학생 수도 1,300여명에 달한다. 200명 이상이 국내외 대학에서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학계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기대가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관광 선도대학’으로 평가 받으며 확고한 위치를 정립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냥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제는 관광을 다루지 않는 대학이 없을 정도로 관광학과가 일반화됐고 그만큼 대학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다른 대학과의 경쟁체제가 본격화되면서 관광대학 효시로서 누렸던 일종의 선점효과도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대학 특성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도 위기감을 높이는 요소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환경적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방침이지만, 2023년까지 16만명의 대학입학 정원이 줄어들면 경쟁력이 없는 상당수 대학은 존폐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 대학 특성화가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경기대 관광대학 역시 역사와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과 발전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 대학별로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를 특성화하라는 정부의 주문에 맞춰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경기대의 비교우위 분야는 바로 관광이다. 관광을 전면에 내세우고, 경기대 관광대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안해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되겠다는 전략이다.

2015년도 학기를 목표를 현재 추진 중인 학과 구조조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수원과 서울 캠퍼스에 분산돼 있는 관광대학을 서울캠퍼스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대 서울캠퍼스는 사실상 관광대학이 된다. 관광전문대학원도 서울캠퍼스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부와 대학원의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동문 엿보기
긴 역사만큼 원로부터 신참까지 촘촘

가장 깊은 역사를 지닌 만큼 경기대 관광대 출신들의 업계 활동상도 다채롭다. 상당수 관광 전공자들이 졸업 후 타 업종으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경기대는 상대적으로 진출이 활발한 편이다. 1982년 설립된 경기대 관광대학 동문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원로급에서부터 신입사원급까지 업계 네트워크가 촘촘하다. 초대 동문회장을 지낸 오리엔트관광개발 김태권 대표(68학번), 현 동문회장인 세계투어 전춘섭 회장(전 KATA 회장)을 비롯해 많은 업계 선배들이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80학번 이전 학번에서는 한반도여행사 이달영 대표(68학번), 인천의료관광재단 김봉기 대표(76학번), 제주해비치호텔 어수현 대표(78학번), 코리아그랜드레저(GKL) 이재경 부사장(78학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상태 연구실장(79학번) 등이 포진하고 있다. 
그랜드스텝투어 김성진 대표(84학번), 에어인천 김규형 부사장(85학번), 하나투어 이원희 이사(86학번), 세중여행 김동휘 부장(86학번), 워너비컴 안성준 대표(87학번), 에티하드항공 안진문 부장(90학번), 인천관광공사 소연수 팀장(90학번), 모두투어 염경수 부장(91학번), 하나투어 고기봉 부장(92학번), 엑세스프리페이드 김진섭 이사(94학번) 등 여행사와 항공사, 공사 등에 넓게 포진해 있다.     

●Interview

경기대 관광대학장 이주형 교수
“안주하지 않고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
 
경기대 관광대학장 이주형 교수는 관광경영학과 78학번 선배로서 제자들을 교육하고 있다. 모교이니 애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학 특성화 사업 제안서 작성에 여념이 없는 와중이었지만 경기대 관광대학과 관광산업에 대한 열정을 과시하는 데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최초의 관광대로서 교내에서 입지도 확고할 것 같다.
맞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성과 질타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관광이라는 전체 영역에서 과거보다는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인식에서다. 관광대가 늘면서 경쟁구도도 본격화된 데 따른 측면도 있고 전통과 역사에 안주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주문이 많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대학 특성화 사업에서 관광을 경기대의 비교우위 부문으로 내세워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다. 과거에는 몇몇 대학의 질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각 대학별로 비교우위 부문을 특성화하라는 게 정부 주문의 핵심이다. 경기대는 관광이다. 업계에서 어떤 관광전문가를 원하고 있으며 타 대학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학과 구조조정도 그런 맥락인가?
경기대 자체의 경쟁력 제고 전략이다. 8개 학과가 수원으로 가고 수원의 3개 관광대 학과가 서울로 오면 서울캠퍼스는 사실상 관광대가 된다. 대학원생과 학부생간의 멘토링을 통한 학습 효율성 제고 등 대학원과 학부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다. 경기대의 비교우위 부문인 관광의 색채를 더욱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대외여건이 많이 변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관광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그에 맞춰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대학들이 그동안 교수의 전공에 맞춰 커리큘럼을 짰던 게 사실이다. 이를 바꿨다. 과연 어떤 인재를 양성할 것이며, 그에 필요한 커리큘럼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그에 필요한 강의를 하기에 교수의 능력이 벅차다면 스스로 계발하고 연구해야 한다. 교수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은 대학의 국제화 수준도 대학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신임 교수 채용시 영어강의 능력을 기본요건으로 놓고 판단할 정도다. 
 
-학교와 현장 간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여러 측면의 괴리가 있을 것 같은데, 대학 입장에서는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전반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관광 분야 역시 공급과 수요 간의 불균형이 상당히 오랜 동안 누적돼 왔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관광을 전공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우위 부문의 특성화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이 관건이다. 또 업무내용과 급여 수준 등에서 괴리도 크다. 학생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입장에서 현장의 업무 수준이 낮고 대우도 기대를 밑돈다고 생각하지만, 업계에서는 실무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산학 협력과 교류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관광산업의 전체 규모가 확대되면 학교와 현장 간의 각종 괴리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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