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증가 비해 공급력은 수 년째 제자리
-운수권 둘러싸고 LCC-대형사 경합 치열
 
제주도에서 4월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열린 한·중 항공회담이 공급력 대폭 증대라는 선물 보따리를 선사했다. 양국간 교류규모는 폭증했는데 항공공급력은 2006년 이후 크게 늘어나지 못해 각종 어려움이 뒤따랐던 만큼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 걸었던 기대도 컸다. 항공사 대부분은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시선은 조만간 이뤄질 운수권 배분으로 일제히 쏠렸다. <편집자 주> 
 
62개 노선 주516회로 늘려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현재 45개 노선 주426회인 양국간 정기항공 공급력을 62개 노선 주516회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17개 노선 주90회가 추가되는 것이다. 기존 노선 중 수요에 비해 공급력이 부족했던 노선은 운항가능편수를 늘려 증편 운항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정기노선이 없어 부정기편으로만 운항해야만 했던 노선들에 대해서는 정기편 신규개설에 합의했다.

우선 이번에 새롭게 정기편 개설이 가능해진 노선은 17개에 이른다. 서울-스좌장 주2회를 비롯해 서울-난닝(주2회), 서울-인촨(주3회), 서울-옌청(주3회), 서울-자무스(주2회), 청주-옌지(주3회), 청주-하얼빈(주2회), 청주-다롄(주2회), 부산-스좌장(주3회), 부산-장자지에(주2회), 부산-옌지(주3회), 제주-콴저우(주3회), 제주-구이양(주3회), 제주-난닝(주3회), 제주-시안(주3회), 광주-톈진(주7회), 서울-허페이(주5회) 노선이다. 서울-허페이 노선의 경우 기존의 서울-충칭-허페이 노선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신규 개설된다. 이들 노선은 항공수요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기편이 설정되지 않아 부정기편으로만 운항돼왔다. 부정기편의 경우 중국 정부가 1개 노선에 1개 항공사만 주2회 규모로 최대 3개월만 운항할 수 있도록 규제했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했다. 

기존 정기노선 중에서도 탑승률에 비해 공급력이 부족했던 12개 노선의 공급력도 높였다. 주 42회였던 서울-베이징 노선은 주45회로 3회 늘렸으며 서울-청두, 서울-광저우, 서울-구이린, 부산-항저우, 서울-무단장, 서울-쿤밍, 서울-난창·센젠, 부산-센양, 서울-우한, 서울-옌지, 청주-센양 노선의 운항편수도 늘어났다. <표 참고>
 
 
회담결과에 긍정적 평가

3년 만에 열린 회담이었던 만큼 각 항공사들은 공급력 증대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공급력을 대폭 늘려야 하며 늘어난 공급력은 LCC에 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었다. 이번 결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기존 노선의 공급력이 증가한 것은 물론 신규 정기노선 개설도 가능해졌고, 그 폭도 기대에 부응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뭄 속 단비라는 반응이다. 신규 개설의 경우 운항매력이 낮은 노선이 아니라 서울을 포함해 그동안 부정기편 투입을 통해 시장성이 검증된 곳 위주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한·중 노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모든 항공사의 관심이 이번 회담에 집중됐었다”며 “회담 결과 역시 대형항공사는 물론 LCC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티웨이항공 측도 “제주-중국 간 수요규모를 감안하면 제주 노선의 공급력 증대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한·중 노선 수송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정기노선 공급력은 2006년 이후 대폭 증대되지 못해 탑승난 등 불편이 발생했다”며 “그동안 중국 측에 양국간 공급력 증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획기적인 공급력 증대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수권 배분에 쏠린 눈

관심사는 이제 증대된 공급력을 과연 어느 항공사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이다. 특히 LCC의 경우 신규 개설되는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5개 LCC에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노선 증편분의 경우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몫인 만큼 신규 개설된 부분에서는 LCC를 배려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노선의 경우 ▲주9회 이하 노선은 1개 항공사 ▲주10~14회 노선은 2개 항공사가 운항하도록 한다는 등의 별도 규정이 있기 때문에 LCC로서는 기대할 여지가 없다. 

한 LCC 임원은 “기존 노선 증대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가는 만큼 신규 개설 노선은 LCC에 배분하는 게 합리적인 것 아니냐”며 “신규 개설 노선 17개가 언뜻 보면 많아 보이지만 5개 LCC가 나눠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신규 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 만큼 운수권 배분을 둘러싼 항공사간 경쟁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5월 중 운수권 배분 마무리

국토교통부는 운수권 배분 등 이번 항공회담의 후속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공급증대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운수권 배분 절차를 5월 중에는 마무리 짓고 각 항공사들이 여름성수기 영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오랜만에 이뤄진 공급증대이고 현장에서도 증대 필요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오늘(4월30일) 각 항공사에 운수권 배분과 관련한 의견을 요청했으며, 5월 중으로 운수권 배분을 마쳐 여름성수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 개설 노선은 LCC에 배분해야 한다는 현장의 의견에 대해서는 “운수권 배분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결정한다”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항공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국토부는 ‘그동안 중국 시장을 대부분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던 만큼 상당 부분 LCC에게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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