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항공사들에게 지난 20년간 국내 최대의 보금자리로 정착돼 왔던 웨스틴조선호텔이 이제는 그동안의 역할을 마감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최근 호텔측이 내부수리에 착수한다는 이유로 입주사들의 이전을 요구함에 따라 각 항공사들이 인근지역으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
이미 지난해 연말 KLM네덜란드항공이 중구 소공동 삼화빌딩 9층 본사로 발권카운터를 이전한데 이어 유나이티드항공이 을지로 1가 안국화재빌딩 1층으로, 라우다항공은 종로구 서린동 인주빌딩 (주)샾항공본사 8층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사베나항공 또한 백남빌딩 803호(예약·발권) 및 705호(관리·판매)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캐나디언에어와 버진애틀란틱·올림픽·발칸항공등의 한국총판대리점을 맡고 있는 「퍼시픽 에어 에이전시」또한 중구 서소문동 55-4 배재빌딩 311호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보고 있고 하와이관광청 한국지사를 담당하고 있는 트레블 프레스사가 중구 소공동112-5 삼원 빌딩 5층에 지난달 안착했으며 스칸디나비아항공은 지난 13일 (주)아주관광이 있는 중구 순화동 순화빌딩 905호로 들어갔다.
그밖에 중화항공은 이달말이나 3월초쯤에 역시 순화빌딩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 본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나 오스트리아와 필리핀관광청 서울사무소 및 올랜도관광국 한국지부를 맡고 있는 CJ's World를 미롯 에어인디아등의 몇몇 사무실은 아직 적당한 착륙장소를 찾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
조선호텔측은 비단 외국항공사뿐 아니라 지하 아케이드 및 2∼3층 입주사들을 일제히 내보낸 후에 타 호텔에 비해 다소 빈약한 대·소연회장 및 헬스클럽, 식음료업장등 부대시설을 연내에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호텔측에서는 마지막 철수시한을 지난달 말일까지로 통보하고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청했으나 많은 입주자들, 특히 지하 아케이드내의 쇼핑업자들은 『엄동설한에 어디로 가는냐』며 배짱을 내민채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버틸 작정이라는 후문.
아직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지 못했다는 한입주사 관계자는 『최소한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말까지는 기한을 연장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방문하며 호텔측이 다소 융통성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아무튼 여행업계로서는 「외국항공사들의 동지」라는 조선호텔의 상징적인 의미가 상실됨에 따라 앞으로 항공권 발권 실무자들의 동선이 한층 길어질 듯.
조선호텔은 지난 70년 노스웨스트항공이 호텔 1층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정책적으로 외국항공사들의 입주를 적극 권장해 왔는데 많을때는 최고 24개의 외국항공사들이 한 지붕밑에서 북적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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