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자는 지인에게 여행지 정보를 얻고, 지명도를 보고 여행지를 결정하며, 여행지에서는 약 250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까지 FIT보다는 패키지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3 국민관광 실태조사’의 해외여행 실태 부문에서 나타난 결과다. 몇가지 분석결과를 통해 여행자의 ‘지금’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여행사·지인 이야기에 귀기울여
 
작년 한해 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국민은 총 1,484만명, 전년 대비 8.1%나 증가했다. 여행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 이유로 ‘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을 꼽았는데, 여자의 경우 ‘집안에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어서’를 꼽은 비율(5.7%)이 남성(1.9%)에 비해 높았다. 아직까지 한국 여성들이 가사노동에서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실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여행 전, 주로 참고하는 정보원으로 여행사와 친구·동료를 선택했다. 특히 가구여행은 다양한 정보원 중 여행사(1순위, 47.3%)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 여행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좀 더 많이 노출된다. 반면, 인터넷(4순위, 6.4%)의 비중은 오히려 매년 줄어드는 모습이다. 반면 개인여행자들은 여행사의 비중이 컸던 가구여행자와는 달리 오히려 친구나 동료(1순위, 32.6%)에게 정보를 얻는 경향이 높았고, 여행사(2순위, 28.9%)는 그보다 적었다. 기존 순위는 여행사가 1위였으나 작년부터 친구·동료 순위가 여행사를 역전한 것이 이색적이다. 판매자보다는 지인과 함께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실질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개인여행자들 중 20대는 인터넷이 38.2%(1순위), 친구·동료가 33.4%(2순위)로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여행사는 9.8%(3순위)에 그쳐 여행사 의존도가 가장 낮은 세대로 확인됐다. 30대 또한 여행사는 16.2%인 반면, 친구·동료나 인터넷이 각각 25% 전후를 기록해 차이가 벌어졌다. 40대나 50대에서는 여행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세대 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부각됐다. 또 가구여행에서는 관광공사·관광청 사이트 방문률(0%)이 거의 나오지 않은 반면, 개인여행자들은 관광공사나 관광청 사이트의 방문 비율(11.6%)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20~30대 지출액이 가장 높아
 
최종적으로 여행자가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유는 지명도(50.6%)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이 지명도를 보고 여행지를 결정하는 셈이니 잘 알려진 지역에 여행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20대부터 50대까지 지명도가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며, 반대로 볼거리 제공 부문은 점점 줄어든다. 청소년기(15~19세)와 60대 이상 노년층은 방문지 선택 이유가 전체적으로 비슷한 모습인 것이 이색적이다. 

여행지에 도착해 하는 주요 활동으로는 자연 및 풍경 감상(22.4%)이 가장 많았다. 휴식·휴양과 역사 유적지 방문, 음식관광 등이 뒤를 이었다. 여행자들은 1인당 평균 250만원 가량을 여행에 지출했는데, 20대 여행자(약 300만원)와 30대 여행자(약 290만원)의 지출액이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월별 평균 지출액은 1월(약 310만원)이 9월(약 150만원)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나 가장 지출액이 많은 달로 집계됐다. 

지출액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컸다. 남자는 여행상품 구입비(42.8%, 여자 36.9%)나 숙박비(5.2%, 여자 4.4%) 등 필수적인 항목에서 여자보다 지출이 많았다. 반면 여자는 문화·오락 시설 이용료 및 관련용품 대여·구입비(8.2%, 남자 3.0%), 기념품 및 쇼핑비 지출(22.3%, 남자 21.2%)이 많아 남자보다 선택관광이나 옵션에 좀 더 너그러운 모습이다. 평균적으로 남자는 190만원 가량을, 여자는 210만원 가량을 지출해 전체 금액에 있어서 여자의 지출이 조금 더 많았다. 
 
극명히 갈린 패키지 선호도
 
여행상품 구매 경험률을 보면 가구여행자, 개인여행자 모두 패키지 이용률이 70~80%에 육박했다. 항공 따로, 호텔 따로 각각 구매하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만들어진 상품(두개 이상의 상품 결함, 이하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패키지 여행은 거대한 시장임을 입증한다. 특히 가구여행자들은 패키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88.1%) 안정적인 상품 구매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여행자들 또한 패키지 구매 경험(72.8%)이 높았다. 하지만 전년 대비 줄어든 수치(-6.9%)고, 20~30대 연령층(60% 초반 기록)에서는 감소폭이 더 컸다. FIT 수요가 가장 많은 세대인 젊은 층에서는 패키지 탈피가 좀 더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치상으로 보면 젊은 여행자 중 10명 중 4명이 개별 구매를 통해 여행을 떠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때는 부분 패키지보다 전체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데, 이는 가구여행과 개인여행 모두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가구여행은 전체 패키지 상품 구매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고, 개인여행에서도 소폭의 증가세를 보인다. 독특하게도 개인여행에서의 부분 패키지 상품은 점점 하락세를 보였다. 남성과 여성의 특성도 나뉘는데, 남성은 전체와 부분 패키지 상품의 비율이 비슷한 반면, 여성은 전체 패키지 비율이 80%에 달해 한 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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