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특성 따라 총액제 여파도 제각각
-과도기적 혼란 넘겨야 긍정적 영향 기대

7월15일 시행되는 항공운임 및 여행상품가 총액표시제를 둘러싸고 여행목적지별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구체적인 여파는 뚜껑을 열어봐야 명확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본의 표정이 밝고 동남아 쪽은 어둡다. 

일본의 표정이 밝은 이유는 총액제가 시행되더라도 여행상품가 인상폭이 크지 않아서다. 필수옵션이나 쇼핑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유류할증료 등 기본적 요소만 반영하면 된다. 투어2000 일본팀 관계자는 “일본여행상품의 경우 기존 상품가보다 일률적으로 5만원 정도만 인상된다고 보면 된다”며 “타 지역에 비해 변동 폭이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일본전문랜드 하이재팬 측은 “7월부터 일본의 관광버스 임대비가 올라 상품가 인상도 불가피한데 마침 총액제 시행으로 타 지역 상품가도 함께 인상되기 때문에 버스비 인상분을 거의 상쇄시킬 것 같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여름시즌 일본상품 모객증가에 대한 기대도 높다. 

반면 동남아는 불리함이 더 크게 부상했다. 저렴한 가격이 큰 몫을 해왔는데 이른바 ‘199’, ‘299’ 상품들이 40만~50만원으로 일제히 가격이 오르면 여행자들의 거부반응도 당연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동남아팀장은 “동남아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라며 “여행객이 지불해야 하는 실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낮은 가격을 보고 유입됐던 기존 수요에게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동남아팀 관계자도 “동남아 상품 가격은 워낙 저렴하게 인식됐던 터라 가격상승폭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가 정책은 그동안 판매 부진시 타개책이자 공급 과잉시 경쟁 방법이었지만 앞으로는 이게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모객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중국도 동남아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류할증료를 포함해도 상품가에 큰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옵션 등으로 수익을 봤던 저가상품이 사라져 결과적으로는 상품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처음엔 상품가가 올라가서 고객들의 거부반응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상품의 질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여행의 질이 높아져 여행 후 불만제기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B여행사 중국팀 관계자 역시 “심할 경우 기존 저가상품의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과 여행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지역 담당자들도 여행사 손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타 지역에 비해 유류할증료 등의 변동가가 높아 초기 혼선은 불가피하지만 적응기간을 거치면 정상 시장가격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내일투어 유럽 담당자는 “대부분의 자유여행객들은 상품가에 유류할증료를 추가로 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시각적으로 금액이 높아질 뿐 그로인해 예약이 감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명한 상품가 표시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입장도 많다. 롯데JTB 관계자는 “교묘하게 지상비 등을 빼 눈속임을 하는 저가상품들이 상당수 사라지지 않겠느냐”며 “상품가격이 아닌 상품의 질로 정정당당히 승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관광 관계자도 “저가상품으로 고객을 현혹하던 여행사들이 더 투명하게 상품가를 공개해야 된다는 점에서 많은 변화가 일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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