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가을 유럽으로 휴가를 계획 중인 직장인 A씨의 손에는 요즘 스마트폰이 떨어질 새가 없다. 
출근시간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통해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 결제하고, 도시별로 정리한 호텔리스트를 가지고 호텔예약 앱을 이용, 가격을 비교한 후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친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FIT·스마트폰 보급·모바일 쇼핑 맞물려 급성장
-온라인·모바일 거래액 ‘여행서비스’ 최대 비중
-단순한 앱 제작 벗어난 차별화된 서비스 필요

모바일커머스가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A씨의 사례와 같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3년을 기점으로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약 73%로 세계 1위에 오를 만큼 대중화 되고 PC를 통한 쇼핑에서 모바일 웹과 애플리케이션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을 통한 손쉬운 쇼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온라인 쇼핑동향’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4,6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6.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2조8,930억원으로 156.6% 급증했다.
 
온라인 쇼핑의 상품군별 거래액 중 ‘여행 및 예약서비스’의 거래액은 1조8,340억원으로 전 상품군에서 거래액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군별 모바일 거래액 비중 또한 ‘여행 및 예약서비스’가 19.1%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보다 온라인 시장이 더욱 활발한 북미시장과 일본시장의 온라인 판매 비중(국내 2015년 48% 예상)이 각각 68%와 50%인 것을 감안하면 성장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날이 성장하는 모바일 여행시장

여행업계도 모바일 바람이 거세다. 여행사들도 모바일을 중요 유통 창구로 여기고 모바일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리점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하나투어도 2012년 모바일앱을 출시하고 온라인 판매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한 여행박람회에서는 스마트 모바일관을 만들고 자사 모바일앱 리뉴얼 홍보 등을 진행했다. 앱 출시와 함께 이뤄진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는 곧 판매 상승을 이끌어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13년 16%까지 상승했고, 올해 1분기까지 18.1%를 기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015년 30%까지 온라인 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투어도 모바일 웹 페이지와 앱을 통해 항공과 여행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투어 관계자는 “항공의 9%, 자유여행 상품의 5%가 모바일 매출”이라며 “모바일 쇼핑은 이미 PC 이용자 규모까지 올라왔다고 판단되며, 여행상품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인터파크투어의 폭발적인 성장배경에도 모바일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인터파크항공앱 순방문자 수는 연초대비 164% 성장했다. 2011년 3분기 2%에 불과했던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2년 동안 11배나 늘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전체 거래액의 22%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당일예약’이라는 새로운 수요 창출

호텔 분야의 모바일 예약 증가세도 뚜렷하다. 특히 호텔예약시장은 모바일 덕에 당일 예약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날 호텔의 남은 객실을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것이다.

발빠르게 모바일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던 호텔엔조이는 모바일을 통한 월 방문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웹사이트 방문자의 40%에 육박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모바일 예약 건수 또한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호텔엔조이 관계자는 “여행계획 및 호텔 예약도 장기적 인 계획보다는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당일 예약이 급상승하고 있어 온라인 사이트와 다른 모바일 특가 상품을 구성하는 등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크인나우’ 숙박 앱을 선보였던 인터파크투어 박진영 대표는 “이미 해외시장에서는 모바일 예약의 70% 정도가 당일 숙박 예약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호텔들의 공실율을 줄이고 숙박 시장을 키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시키고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모바일시장, 차별화된 개발 필요

지금의 여행업계 모바일 시장은 PC가 보급되고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던 초기 온라인 시장의 모습과 닮아있다. 오프라인을 전문으로 하던 수많은 여행사들이 시대 흐름에 탑승하지 못한 채 사라지기도 했으며, 무분별했던 홈페이지 구축은 결국 별다른 특징을 만들어내지 못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듯 여행사들도 단순한 앱 제작이나 모바일 웹페이지 구축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모바일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하나투어는 지속히 증가하고 있는 개별여행자들을 고려한 맞춤형 앱을 만들 계획이며, 아직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내일투어도 상품 검색부터 예약까지 가능한 모바일 페이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익스피디아 등의 호텔예약업체들은 별도 지도 앱 실행 없이 자사 앱을 통한 평면 지도 및 3D지도를 실현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호텔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실 모바일 시장 발전의 기반은 온라인 시장에 있다. 전 세계 여행 트렌드가 패키지에서 개별자유여행화 되며, 이러한 변화는 곧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여행 대행사, 즉 OTA(Online Travel Agency)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됐다. OTA의 가장 큰 장점인 항공과 호텔의 가격 비교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개별자유여행자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물리며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미국 브룸버그(Bloomberg)의 자료에 따르면 북미 지역 OTA 상장사인 프라이스라인과 트립어드바이저 등은 2013년 각각 64%, 81%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유럽지역의 투이 트래블(Tui Travel)은 29%, 일본기업인 이큐(Ikyu)는 166%, 중국 씨트립(Ctrip)은 151% 상승했다.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OTA 업체들은 곧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와 같은 스마트기기들의 보급에 주목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하며 ‘모바일 여행시장’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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