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작업 힘들었지만 시행하니 상담 수월
-불필요한 가격경쟁 줄고 모객흐름도 유지

지난 15일 국외여행상품 총액표시제가 마침내 시행됐다. 과도기적 혼란이 클 것이란 당초 우려와 달리, 시행 3일째인 17일 현재 대부분 여행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류할증료·세금·필수옵션 등 추가 비용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상담이 수월해졌고, 걱정했던 모객 감소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17일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설명회를 열고 총액표시제 시행 방침을 밝혔을 때 일부 여행사 관계자들은 “여행업계의 복잡한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 “소비자의 권리만 챙겼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총액표시제에 맞도록 상품가격을 조정하고 홈페이지 시스템을 변경하는 과정에서는 “너무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었다. 특히 동남아, 중국 등 가격경쟁력을 가장 큰 무기로 내세웠던 지역들의 경우 총액표시제 시행으로 상품가가 뛰면 모객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시스템 변경 작업을 완료하고 정책이 시행되자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많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마케팅팀장은 “실제 지불 가격에 대한 고객의 궁금증이 줄어 오히려 상담이 수월해졌다”며 “모객도 떨어지지 않고 기존 흐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의 하나투어 대리점 관계자도 “손님들이 ‘그래서 다 합치면 얼마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아예 합산한 금액을 알려주면 돼 영업하기가 편리해 졌다”면서 “불필요한 가격 경쟁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요 대형 여행사를 필두로 여행사 전반에 동시에 적용된 정책인 만큼 경쟁 여행사를 신경 쓰지 않고 총액표시제를 실천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최근 소비자들은 직접 여러 여행사의 상품 가격을 비교해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쟁 관계에 있는 여행사들의 상품가격이 다 같이 올랐기 때문에 단순히 총액표시제 시행으로 인해 타사에 고객을 빼앗기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낮은 가격에 현혹돼 홈페이지만 보고 예약하는 고객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노랑풍선 동남아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나온 가격을 전화로 한 번 더 확인한 뒤 예약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타사들도 모두 표시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KRT 대양주팀 관계자도 “온라인 예약은 줄었지만 전체적인 모객량엔 큰 변화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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