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우리나라 고유의 술을 만들어오던 지방의 한 지역에서다. 전라북도 어느 시골마을에 수십여 년 간 술을 빚어오던 한 주조장이 있었다. 이 주조장의 술은 그 오랜 기간의 노하우와 더불어 맑고 깨끗한 지역의 특색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4명의 젊은 청년 사업가들이 우연히 이 술을 접했다. 술 자체의 퀄리티가 충분히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마침 이들이 운영하던 ‘홍대 맛집’이라는 페이스북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홍대라는 문화권에 위치한 사무실을 활용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이들은 결심했다. 이 술을 홍대에서 성공시켜보자고.

세련된 병에 술을 담았고 오로지 ‘홍대’에서만 판다는 이야기를 입혔다. 그렇게 ‘살롱 드 홍대’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그리고 정말 홍대스럽게, 홍대라는 문화권역에 잘 녹아들어가 있는 요리집을 섭외해 정확한 포지셔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홍대의 대표적 맛 집 중 한 곳인 ‘온다살몬’과 접점을 만들어냈고, ‘홍대’에 있는 ‘온다살몬’과 같은 멋진 레스토랑에서 ‘살롱 드 홍대’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 사람들은 ‘홍대에서만 살 수 있는 술’에 관심을 가졌고, 퍼져나간 입소문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조차도 모를 시골의 한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낸 품질 좋은 술은 그렇게 ‘홍대에서만 파는 술’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또 하나의 ‘홍대 문화’를 만들어냈다. 단 돈 몇 천원이면 마실 수 있던 술이, 홍대라는 이야기가 담기자 가격을 5배 이상을 더 받아도 잘 팔렸다. 

살롱 드 홍대 스토리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보잘 것 없던 평범한 술이 특별한 하나의 상품으로 탄생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이를 상품 구매로 연결 짓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한 상품 하나를 이야기로 소비자를 현혹 시키는 게 아닌 하나의 경쟁력이다. 상품을 팔리게 하는 것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과 좋은 구성이 아니다. 상품이 가진 재미있는 이야기, 상품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감수성과 같은 심적 가치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여행상품에도 이야기를 담아보자. 살롱 드 홍대의 의미가 곧 또 다른 경쟁력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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