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제선 페리를 운항하는 선박사 관계자들을 찾았다. 지난 4월 온 국민을 힘들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선박사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광고는 시작했는지, 배를 이용한 수요는 얼마나 늘었는지, 전년 대비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 등등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물론 현재 선박 수요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도 중요했다. 하지만 취재원을 한 명, 두 명 만나면서 현재의 현황보다 지난 반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재기를 준비해 왔는가’가 더 와 닿았다.

그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동일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고, 그 인식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한 취재원은 “그 큰 배가 힘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봤으니 배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대내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내실을 다지는 것뿐이었다.

몇몇 선박사가 공동으로 국제선 선박은 ‘안전’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시작했다. 세일즈맨들 역시 ‘안전’에 초점을 맞춘 홍보를 함께했다. 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으로 ‘선박 안전 캠프’를 떠나기도 했다. 대부분의 광고는 선박의 안전성에 중점을 뒀다.

뚝 끊긴 수요로 연일 마이너스가 지속되니 어쩔 수 없이 인원감축을 해야 했고, ‘선박’에 대한 안 좋은 인식으로 홈쇼핑은 물론 여행사 홈페이지에서도 선박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개점휴업을 이어가던 선박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선박사 관계자들은 어디에도 하소연 할 수 없었다. 묵묵하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홈쇼핑, 여행사가 아닌 새로운 광고 루트를 찾았고, 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자체적 상품 개발에도 나섰다. 

최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발표한 한일항로 여객수송실적을 보면 2사분기 대폭 감소했던 실적이 3사분기 들어 다시 회복됐다. 이대로 지속된다면 연간 여객실적 100만명선 유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단절됐던 학생단체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인센티브 단체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취재원들은 앞으로도 6개월은 더 기다려야 완연한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기다림의 시간도 그만큼 앞당겨지지 않겠는가.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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