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정부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 종료를 선언했고 실종자 유가족 측은 그 불가피성을 이해했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210일, 근 7개월만의 일이다. 서울시도 서울광장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오는 21일 철거하고 서울도서관 3층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행심리 위축으로 여행업계가 겪은 고통도 컸다. 수학여행이 줄줄이 취소됐고 국내외 선박여행은 물론 여행 자체를 기피했다. 여행이 금기시되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여행사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어디에 하소연도 못한 채 고통을 감내했다. 경영난에 처한 관광사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특별융자를 실시했을 정도였다.

급기야 참을 만큼 참았다는 식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대놓고 세월호 참사 추모를 탓했다. “분향소든 노란리본이든 이젠 제발 치워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성토에는 가타부타 대꾸하기가 뭣했다. 여행사를 접어야 할지 더 버텨야 할지 존폐를 고민하는 소형여행사 대표에게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었느냐고, 세월호 탓 좀 그만 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눌렀다. 

어이가 없어 화가 치민 적도 있었다. 모 국가에서 개최된 트래블마트 취재 중 현지 관광청 임원에게 ‘왜 너희 나라를 찾는 한국인 여행자 수가 감소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단호하게 한다는 말이 세월호 참사 때문이란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감소했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더니 머뭇거리다 엉뚱한 말을 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들의 책임에 더 가까웠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아 세월호 탓으로 돌렸던 모양이다.

이제 실종자 수색이 종료됐고 분향소도 실내로 옮겨진다. 거리에 나부끼던 노란리본 물결도 차츰 잠잠해질 것이다. 모든 탓과 원성이 아예 거짓은 아니었지만 부질없었다. 대놓고 이제 그만하자던 이들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속으로만 앓았던 이들도 모두 아팠다. 
이제 부질없는 탓은 그만두자. 여행사로 여행객이 몰리고 시끌벅적 바쁘게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할 때다. 그게 여행인으로서 아픔을 잊지 않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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