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과 해외여행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함께 갈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물론 해외출장은 후자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출장에 대한 만족도가 목적지보다 동행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기자의 경험상으로도 그랬고, 선배 기자들의 이야기도 같았다.

“정말 좋은 출장이었다.” 얼마 전 프랑스 출장을 다녀와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동행한 사람들 덕이다. 출장 팀원들 간 성격이 잘 맞았던 것도 주효했겠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유럽전문 FIT담당 직원들로 구성됐던 이번 출장 팀은 이전까지 경험했던 여행사 직원들과의 출장과 몹시 달랐다. 팀원들은 출장 일정에 대해 상세히 사전 학습을 해 왔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으며, 영어가 서툴러도 현지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며 궁금한 것들을 묻는 자세를 보였다.

그들은 자유시간에마저 고객들에게 유럽 휴대폰 유심(USIM) 이용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직접 구매해봐야 한다며 통신사 매장을 찾아갔다. 불편하더라도 택시보다는 고객들이 이용할만한 트램, 버스를 직접 타보겠다고 나섰다. 작은 표지판 하나, 안내문 하나까지도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겼다. 때로는 기자보다 더 열심히 취재하는 자세를 보이는 그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고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운 시간이었다. ‘해외출장을 포상휴가처럼 여긴다’는 어떤 여행사의 사풍이나, 출장을 여행처럼 다녀온 뒤 금세 회사를 그만뒀다는 어떤 여행사 직원의 사례는 이들에게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았다. 

여행업계의 인력 빼가기가 문제라고 하지만 모든 여행사들이 탐내는 인재는 한정돼 있다고 한다. 이번 출장에서 본 여행사 직원들의 모습에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적극적인 자세는 ‘언제나 옳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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