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흥미가 없는 당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올 한 해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이 당신의 여행을 좀더 풍성하게 해주고, 현명한 소비를 가능하게도 해줄 테니까. 함께 울고 웃었던 2014년 핫 이슈를 모았다. 

에볼라 바이러스 어떤가요
2002년에는 중국에서 발병한 사스Sars가, 2009년에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더니 올해는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여행자들도 홍역을 앓았습니다. 일찌감치 항공권을 예약한 사람들도 미국, 스페인, 인도 등 아프리카 지역 외 곳곳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도 되는 것인지 고민에 빠진 것이죠. 에볼라 바이러스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은 아프리카 여행지의 0.5% 미만이며 감염 경로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쉽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겠죠?
 
노량진의 추억
지난 8월10일, 노량진수산시장의 대형 냉동창고가 폭파 해체됐습니다. 40kg가량의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며 순식간에 사라진 자리에는 지하 2층, 지상 6층의 백화점식 건물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는 노량진수산시장은 관광명소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이 개불을 사는 장면이 나가고부터 중국관광객이 늘기 시작해 지금은 조선족 호객꾼까지 등장할 정도로 그 수가 많아졌다고 하네요. 회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식당에서는 골라 온 생선을 찜으로 요리해 준다니 벌써부터 글로벌 노량진수산시장이 기대됩니다.
 
엔저의 힘 
작년 늦여름 무렵이었죠? 후쿠시마 원전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는데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본여행 붐이 일고 있습니다. 모두 엔화 약세 덕분이죠.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지더니 11월에는 950원 밑으로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높아져 일본에서 돈 쓰는 재미가 커진 것이지요. 내년에는 900원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니 당분간 일본여행 붐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방사능 공포도 물리친 엔저의 힘, 어마어마하네요.
 
꽃보다 여행 
작년부터 ‘꽃보다 할배(대만·서유럽)’에 이어 ‘꽃보다 누나(크로아티아)’, ‘꽃보다 청춘(페루·라오스)’이 올해도 여행계의 흐름을 흔들었습니다. 방송 이후 패키지는 물론 자유여행, 일일투어 등 유럽 여행 상품 판매가 호황을 이뤘습니다. 여행객들이 증가하니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바르셀로나까지 직항으로 운행하는 전세기도 띄웠습니다. 실제로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다녀오거나 뒤늦게 배낭여행을 떠난 늦깍이 여행자도 여럿 있었죠. 라오스는 어떻고요. 라오항공에서는 내년 2월 루앙프라방까지 직항으로 연결하는 전세기를 띄운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역시 ‘꽃보다’ 시리즈의 위력은 대단하군요. 
 
전 세계를 뒤흔든 셀카봉 
‘꽃보다 청춘’ 페루편 방송 이후 전국에 셀카봉 열풍이 불었습니다. 여행지에 가면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고 아예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상인들도 늘었죠. 방콕, 타이베이, 푸껫, 홍콩 등 주요 도시의 야시장에서도 셀카봉은 주력 판매상품일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인기만큼 민폐도 크다고 합니다. 1m 넘게 막대기를 늘려 높은 위치에서 촬영하다 보니 주변 사람이 원치 않게 사진에 찍히거나 공연장에서는 시야를 가리는 등 ‘민폐봉’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라네요. 
 
항공사고 싫어요 
올해는 유난히도 충격적인 비행 사고가 많았습니다. 특히 말레이시아항공은 두 번의 황당하면서도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는데요, 중국으로 비행 중이던 항공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과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돼 추락한 것이 그것입니다.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었던 두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었죠. 여행자들은 물론 승무원들도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나 봅니다. 말레이시아항공 직원 2만여 명 가운데 186명이 회사를 퇴직했는데 대부분이 두 차례의 사고 이후 비행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항공사고,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대체 얼마냐고요! 
2014년 7월15일부터 여행상품의 가격을 총액 운임으로 표시하도록 의무화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특가 상품이라는 말에 덜컥 구매했다가 나중에 자세히 보면 유류할증료, 공항시설 이용료, 옵션, 팁 등 각종 혹들이 붙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았었죠. 물론 아직까지도 옵션가격을 포함하지 않고 상품가격을 올리는 일부 여행사들도 있지만 적어도 항공권만큼은 ‘그래서 얼마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여행상품 총액 운임 표시제 덕분에 여행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면세점 쇼핑이 넉넉해졌어요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던 면세 쇼핑 한도액이 좀 늘었죠. 8월부터 기존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50% 상향된 바 있습니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동결되어 왔던 것이 50%나 늘어난 것이라네요. 게다가 면세점에서 제공하는 할인쿠폰과 적립금, 기타 혜택을 활용하면 더욱 알찬 쇼핑이 가능해져 알뜰 면세쇼핑족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고, 몰래 숨겨 오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세수감소와 계층별 위화감 등의 정부측 이유도 팽팽합니다. 한 가지 더, 면세 범위를 초과하는 휴대품 반입을 자진 신고한 여행자에게는 15만원 한도 내에서 세금을 경감해 주는 고마운 항목도 추가되었다네요. 
 
성형 쇼핑하러 온 중국인은 호갱?
쇼핑하러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하지만 ‘성형’만 하러 오는 여성 중국인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형외과 해외 환자 중 중국인 비율이 2009년에 비해 20배 이상 증가한 것만 봐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 여성이 성형 외과계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매출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한국인보다 1.5~2배 이상의 수술비용을 부르고 환자를 소개해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들도 등장하는 등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죠. 
 
공짜로 늘어난 공휴일 
올해 추석에는 처음으로 대체공휴일제가 도입됐죠. 원래대로라면 추석연휴는 9월7일부터 9일까지(일·월·화요일) 3일. 실질적으로 휴일은 이틀뿐이었지만 수요일까지 대체공휴일제가 적용되면서 평일 3일이 연달아 공휴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5일제 근무를 하는 이들에게는 이틀만 연차를 내면 최대 9일까지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된 셈이었죠. 내년에는 현충일과 광복절이 토요일, 삼일절이 일요일에 자리하면서 평일 법정 공휴일이 줄어들었지만 설연휴가 수·목·금요일에 안착해 있고 석가탄신일과 한글날, 성탄절이 주말 앞뒤로 딱 붙어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세요. 
 
우후죽순 비즈니스호텔 
몰려드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서울 시내는 물론 제주도까지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당장 명동을 가더라도 공사 중인 곳을 확인해 보면 신축 중인 비즈니스호텔인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준공 또는 준공 예정인 호텔이 명동에만 무려 11개, 강남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호텔은 어반 플레이스, 오클라우드 등 10개, 새로 짓거나 증축하겠다는 곳은 무려 7개라고 하네요. 이렇게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은 신규 호텔 소식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잊지 마세요 노란리본
다사다난했던 한 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건이죠. 이 사건으로 전국은 슬픔과 통탄에 빠졌고 수학여행, 단체행사, 전국의 지역 축제들은 연달아 취소되었습니다. 또한 ‘페리’는 위험하다는 인식까지 확산되면서 여행업계에도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몇몇 담당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것으로 종결되었으나 그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안전 불감증과 안전 규칙 준수의 소홀함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를 잃지 않기 위해 튼튼한 외양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겠죠. 
 
정리 <트래비> 취재부, 트래비스트 전상우, 트래비프렌즈 김민재, 권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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