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만 큼직한 비행사고가 5번이나 일어났다. 말레이시아항공의 추락 사고, 같은 항공사의 격추 사고, 트랜스아시아항공의 착륙 실패 사고, 알제리항공의 추락 사고, 그리고 12월 말 발생한 에어아시아의 실종 사고가 그것이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비행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들이었다. 에어아시아 실종 사고는 다른 항공 사고의 기억이 잠잠해질 때쯤 벌어지면서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대형 사고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엔진 결함, 착륙 불안정, 긴급 회항(회항 원인이 땅콩인 경우도 있었다) 등 자잘한 사고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사소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비효과가 돼 큰 사고를 만들 수도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하면, 한 건 한 건이 모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여행과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보니, 해외로 출장을 자주 다녀오게 된다. 항공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불안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마치 기차를 타듯 편안했지만, 사고 이후로는 비행 중 있을 수 있는 작은 흔들림에도 ‘혹시?’하는 불안감이 꿈틀댄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생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몇 번이고 눈으로 목격했으니 이런 불안감은 오히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아웃바운드 인원이 1,600만명에 달했다. 앞으로의 여행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시장과 수익이 커지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비를 받을 새도 없이 공항에 내리자 마자 다시 하늘길에 오르거나, 엔진 이상에도 비행을 감행하는 경우 등등 우리는 수많은 안전불감증 사례를 목격한다. 

공항에 쌓인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고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것 이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을 위해 안전을 포기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는 안전을 포기한 여객선의 비극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비행과 여객은 물론, 현지 여행 또한 안전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1월부터 여행 수요가 많아 좋은 첫발을 내딘 모습이다. 올해는 사고에 대해 기록하지 않을 수 있길 바란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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