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지난해에도 여행업계의 부끄러운 민낯은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얼마전 대한항공의 ‘땅콩리턴’ 사건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그저 한 재벌기업에서 있을 법한 일 정도로 생각되던 사건이 항공사의 강압적 은폐시도, 적절치 못한 사과 발표 등 추가 사실관계가 밝혀지며 공공의 비난을 받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청와대 문건 사건에서조차도 업계의 부끄러운 이면이 드러났다. 청와대 밖으로 빼돌려진 문건 중 한 문건에는 모 관광업체 대표가 4명의 여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으며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과 동거하는 등 성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문건에는 서울 모 호텔 회장이 경리 담당 여직원과 불륜관계에 있으며, 자신의 집무실에서 환각제를 복용한 채 성관계를 갖는 등 문란한 성생활을 즐긴다는 낯 뜨거운 내용이 적혀 있다.

고객의 돈을 빼먹고 사라져버린 먹튀 여행사는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결혼을 앞둔 신혼여행객들의 허니문 비용을 들고 외국으로 잠적한 여행사 사장부터, 지난 8월에는 중견 자유여행 업체까지도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단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자들에게 돌아갔다. 

국내 면세점에 중국 단체 관광객의 개인정보를 넘긴 국내 여행사 및 면세점 대표 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그뿐이랴. 한 여행사는 항공사에 영업하며 회사 비용 일부를 접대비용으로 사용해 파문이 일기도 했으며, 랜드사 및 대리점과 여행사와의 술 접대 자리는 여전히 부지기수다. 

과거 여행사에 갓 입사했을 시기에 여행사에 취직했다는 말에 대학교 선배 한명이 휙 “여행사? 그 업계 장난 아니게 지저분한데, 왜 갔어?” 라고 던졌다. 절대 이해하지 못했던 그 말이 지금은 업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낱낱이 드러난 여행업계의 민낯에 비판이 아닌 냉소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여행업계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쉽게 잊는다. 

새해가 밝았다. 누군가는 도약을 위한 새로운 첫발을 내디딜 것이다.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겪은 좋지 않은 내용의 사회적 이슈들은 더 멀리 나아가기만을 생각했던 부작용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드러낸 부끄러운 민낯을 잊지 말고 고쳐 나가야한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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