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유류할증료, 그 불편한 진실 下- 유가 내릴수록 꼬여만 가는 뒤죽박죽 유류할증료
[커버스토리]유류할증료, 그 불편한 진실 下- 유가 내릴수록 꼬여만 가는 뒤죽박죽 유류할증료
  • 여행신문
  • 승인 2015.02.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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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외국 항공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된 국제 유가 하락으로 외국 항공사도 유류할증료를 인하 또는 폐지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오락가락한 유류할증료 정책에 오히려 엉켜버린 모양새다. 소비자는 물론, 여행업계 담당자들도 혼란스럽다. 더 먼 거리를 가는 노선은 유류할증료를 폐지했음에도 불구, 가까운 노선은 부과하기도 한다. 유류할증료를 폐지했다고 하는데 항공 요금은 올랐다. 유류할증료가 하나의 수익보전 수단으로 전락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뒤죽박죽 유류할증료,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국적사 이어 외항사도 속속 폐지, 인하 발표 
-부산 8,800원·산동성 6,600원 이상한 기준
-소비자 여행사 항공사 모두에게 혼란 가중
 
외국 정부·외항사도 유류할증료 인하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외항사도 유류할증료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2월에 접어들면서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는 공지했던 운용 방침에 따라 인하됐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들도 모두 유류할증료 인하에 동참했다. 

일본항공, 전일본공수(ANA항공) 등 일본 항공사도 인하했다. 중국 항공사들도 지난 5일부로 국내선의 유류할증료를 폐지하고, 국제선 구간에 대해서도 유류할증료를 낮췄다. 중국 당국이 각 항공사에 유류할증료를 폐지하라고 지시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필리핀 정부도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부과를 금지했다. 필리핀 민간항공국은 올해 초, 필리핀을 취항하는 항공사는 유류할증료를 부과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이를 위반 시 범칙금 부과 등으로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세부퍼시픽항공과 필리핀항공은 모두 유류할증료를 폐지한다고 지난 달 밝혔다.

호주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도 상용 고객의 유류할증료를 인하할 예정이며, 버진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 노선 유류할증료를 각각 비즈니스석 50달러, 이코노미석 40달러씩 내렸다. 에어아시아는 1월말부터 전 노선의 유류할증료를 폐지했다. 라오항공, 타이항공, 에어마카오, 캐세이패시픽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도 일제히 인하에 나섰다. 

그동안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류할증료를 내려야한다는 압박을 외면하던 유럽과 미국 항공사들도 글로벌 항공사들의 잇단 유류할증료 하락 소식에 동요하기 시작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주노선에 대한 유류할증료를 폐지했으며, 아메리칸항공과 하와이안항공은 왕복 116달러였던 유류할증료를 30달러로 낮췄다. 에어캐나다도 유류할증료를 왕복 30달러로 조정했다. 

유럽 항공사인 영국항공은 왕복 316달러에서 274달러로, 체코항공은 한국-프라하 구간 이코노미 클래스의 유류할증료를 왕복 270유로에서 220유로로, 알이탈리아항공은 인천-이태리 구간 유류할증료를 왕복 112달러에서 30달러로 낮췄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인하 및 폐지 소식은 반갑기도 하지만 당연했던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 유류할증료를 내린 항공사보다는 내리지 않은 항공사가 더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없이 엉켜버린 유류할증료
 
30개 이상의 항공사가 일제히 유류할증료를 폐지 또는 인하했음에도 업계는 여전히 시끄럽다. 오락가락한 유류할증료 정책에 소비자는 물론, 여행업계 담당자들도 혼란스럽다. 제기되는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근거를 알 수 없는 유류할증료 책정이다. 한 여행사 미주노선 담당자는 지난 3일 “유류할증료를 책정할 때 운항거리는 기준이 되지 않는가? 먼 거리를 가면 더 내는 것이 맞고, 단 거리를 가면 덜 내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 생각한다. 그러나 2월 유류할증료를 발표한 한 항공사의 요금을 보면 산출근거가 너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국적의 한 항공사는 2월 들어 한국 발 미주노선의 유류할증료를 폐지했다. 그러나 미주노선 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괌 노선에는 왕복 10달러, 도쿄 나리타 노선에는 왕복 6달러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항공사 관계자는 “운항 거리와 항공협정 등은 유류할증료 산출에 근거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사에서 책정해 자세한 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상한 유류할증료는 우리 국적항공사도 마찬가지다. 국적사는 2월 들어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8,800원에서 4,400원으로 인하했다. 국내 노선보다 이동 거리와 소요시간이 멀고 긴 중국 산동성의 유류할증료는 편도 20달러에서 3달러로 내려갔다. 두 노선의 유류할증료를 왕복 및 원화로 환산하면 국내선은 8,800원, 산동성은 약 6,600원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어떠한 방식으로 책정된 것인지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부과를 금지한 필리핀을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필리핀 정부가 금지한 것은 필리핀 출발의 항공편이라는 이유로, 같은 거리를 운항하지만 한국 출발일 경우는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필리핀 출발일 경우는 부과되지 않는다. 

또 다른 논란은 요금 인상이다. 일부 항공사가 유류할증료를 폐지 또는 인하하며 이를 대신해 항공 요금을 올린 것이다. 유가 폭등에 따른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된 것이 유류할증료이며 저유가 시에는 받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요금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직원은 “당초 유류할증료제도 취지와는 달리 항공사 입장에서 유류할증료는 하나의 수익 보전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저유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낮추거나 폐지했지만, 요금을 인상해 이를 대체하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 자체 전면 재수술 필요 커져
 
결국 논란은 다시 유류할증료 제도의 적정성과 타당성 논란으로 귀결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유류할증료제도는 항공사는 물론, 여행업계와 소비자에게도 유익한 제도가 돼야한다”며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산출 근거까지 불투명한 이 제도와 관련해 정부, 협회 차원에서의 지침이나 기준을 점검하고 현실에 맞게 고쳐야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한국 취항 항공사에 공문을 발송하고, 유류할증료를 운임 항목에 포함시켜 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본지 2월2일자 보도 참조 

국토교통부에서도 “유류할증료는 항공운임에 해당한다는 해석”임을 밝히고 “항공운임에 해당하는 만큼 이에 어긋나게 운용하는 항공사에 대한 행정제제 등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KATA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 일부 항공사들은 전향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한 중동항공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를 운임 항목에 포함시키라는 KATA측의 공문에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유류할증료와 관련해 본사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상황에 대해 여행업계에서는 ‘2월 유류할증료 폭락으로 제도 자체가 뒤엉켜 버렸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제멋대로인 상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하로 여행자들이 많아져 여행업계가 웃는다’는 기사를 보면 일부는 맞지만, 정확한 실상을 모르는 소리이기도 하다. 오히려 소비자도, 여행업계 관계자도 혼란만 가중 됐을 뿐이다. 이 기회를 빌어 유류할증료제도가 전면 재수정 되기만을 희망해본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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