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일본에 뒤쳐지고 격차도 커져
-‘일본쏠림’ 지속시 한국에 부담…대책절실

외래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일본이 한국을 완전히 제쳤다. 엔화약세에 강력한 외래객 유치촉진 정책까지 더해진 결과인데 자칫하면 방한 외래객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최근 발표한 2월 관광통계에 따르면, 외래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이 한국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앞서 나갔다. 2월 방일 외래객 수는 138만7,000명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운 반면 한국은 105만명에 그쳤다. 이로써 월별 외래객 유치실적에서 2014년 11월 일본에 역전 당한 뒤 4개월 연속 뒤쳐졌다. 

격차도 점점 커졌다. 수 년 동안 한국보다 뒤쳐져 있던 일본은 지난해 11월 116만8,000명을 유치해 한국(111만7,000명)을 따돌리더니 12월에는 15만명으로, 1월에는 30만명으로, 2월에는 33만명으로 매월 격차를 키웠다. 

이는 엔화 약세라는 호재 속에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외래객 유치 촉진정책이 더해진 결과다. 일본은 지난해 동남아 각국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비자완화 정책을 펼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인을 대상으로도 복수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외래객 대상 면세물품을 사실상 모든 상품으로 확대했다.

외래객 입국통계 집계에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승무원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전’은 이미 한참 전에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방한 외래객 수 1,420만명 중 승무원(158만명)을 제외하면 일본의 1,341만명보다 80만명 가량 뒤진다.

한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방한 중국인 덕분에 인바운드 시장 전체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일본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 인바운드 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인 역시 홍콩의 반중시위, 필리핀·일본과의 영토분쟁, 항공기 추락사고 여파로 인한 말레이시아와의 감정악화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택한 측면도 있다”며 “그런 장애요소들이 해소돼 중국인의 여행목적지 선택 폭이 넓어지면 한국 인바운드 업계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급증하기 시작해 향후 여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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