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변추석 사장이 4월4일부로 물러났다. 지난해 4월4일 취임했으니 딱 1년을 채웠다. 겨우 1년 머물고 느닷없이 사퇴하게 된 진짜 배경이나 이유는 이제 궁금하지 않다. 1962년 관광공사 설립 이래 현재까지 관광공사를 이끈 총 23명의 ‘역대 사장’ 중 한 명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사는 과연 누가 그 뒤를 이을 것이냐이다.

23명의 역대 관광공사 사장 중 직접 지켜본 이는 7명이다. 2000년 여행신문에 입사하고 보니 사장은 방송인 출신이었던 이득렬씨였다. 몇 달 지나지 않아 하차한 이득렬 사장의 뒤를 조홍규 사장이 이었다. 정치인 출신이었다. 후임 유건 사장 역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자의 정책특보를 지냈다. 이후부터는 행정 관료가 차지했다. 유건 사장의 뒤를 이은 김종민 사장, 또 그 뒤를 이은 오지철 사장 모두 문화체육부 또는 문화관광부의 차관을 지낸 행정 관료였다. 그 다음 22대 사장은 방송인 출신이자 한국 공기업 사장 중 최초의 귀화자인 이참씨였다. 교수 출신인 변추석 사장은 이참 사장의 바통을 이어 받았는데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7명의 역대 관광공사 사장들은 업무 스타일과 성격도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관광업계 또는 여행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관광공사 출신도 아니었다. 신임사장이 결정될 때마다 곧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이유다. 관광공사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도 종종 벌어졌다. 관광과 여행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보다는 정치적 셈법과 논공행상으로 결정된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그러니 매번 신임사장이 ‘위에서 내려올’ 때마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한번쯤은 관광업계 출신이나 관광공사 임직원에게 사장직을 맡기면 좋겠다”는 넋두리 같은 얘기를 요즘 종종 듣는다. 현장을 아는 그들이라면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물론 관광공사 사장직은 공개모집을 통하고, 관광업계 출신들이 지원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사장추천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심사 등의 과정을 거치면 결과는 늘 그렇고 그랬다.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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