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800원대로 떨어졌다. 무려 7년만의 최저치다. 일본 아웃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들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증가, 관광객 면세 제도 확대 등 많은 조건이 있지만 방일 한국인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연 ‘엔저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비단 한국 관광객들만의 호재가 아니다. 동남아, 중국 등에서도 엔저 영향을 받은 많은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성장은 중국 관광객이다. 그 속에는 중국 현지 언론 매체에서 연이어 제기하는 한국 관광의 문제점에 노출돼 한국여행을 계획했다가 일본으로 방향을 바꾼 관광객들도 분명 있을 테다.  

여행업계 중에서도 인바운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 취재원은 “중국 인바운드 시장이 걱정이다.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중국 관광객을 반겨줘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 너무 많이 오니 문제만 많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제대로 된 시스템도 없다. 이 상태로 가면 중국 관광객을 모두 놓치고 만다”며 앞으로의 시장을 걱정했다. 취재원과 만남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연이어 ‘중국 의료관광의 실태’와 관련된 기사를 접하게 됐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터무니없이 비싼 의료비에 수술 후에는 다시는 마주칠 일 없다는 식의 사후관리, 여기에 심각한 수술부작용까지 갖춘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문제였다. 그리고 취재원의 걱정처럼 이미 한국에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골자다.

비슷한 맥락에서 실제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의 성장률은 점점 더뎌지고 있다. 지난 1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9%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3월에는 21.6%로 10% 이상 하락했다. 반면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의 성장률은 2015년 들어 평균 96%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유치 인원으로 보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현저히 많지만, 성장세로 따지자면 언제 양국의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늦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중국 관광객에게 한국의 매력을 알리고자 한다면 더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할 때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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