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다툼을 했다. 오랜 시간 쌓였던 오해가 터졌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이 상황을 지켜본 또 다른 지인은 치사한 것 하나하나 부딪혀 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정공법’을 내놨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해결해 보라는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정공법은 통했다.

대화의 기술을 다룬 대부분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말을 하는 만큼, 혹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 보다 더 많이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오고, 양질의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대화의 기술은 고객과의 상담이 많은 여행업계에도 통한다. 아니 중요하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갖추면 좋은 태도에 대해 취재하면서 만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전 형적인 목소리의 톤이나 친절함, 여행 상품과 관련된 정보전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들어주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현 상황은 일방적인 정보전달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몇몇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고객과의 대화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여행사가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적과 시간에 쫓기고 수익, 인력부족 등 수많은 이유를 들면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음에도 전혀 노력하지 않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대화는 상대방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상담이란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은 대화도 상담도 아니다. 그저 정보전달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 여행업계에도 가늠할 수 없는 비가 쏟아질지 모르겠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지 않긴 하지만, 가장 좋은 점은 그 전에 정공법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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