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제각각 영문표기 일원화

다음 중 ‘한강’을 영어로 적는다면 정답은 무엇일까. ▲Han River ▲Hangang ▲Hangang River. 지금까지는 셋 다 정답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Hangang River’가 정답이다. 중구난방으로 표기되던 우리 지명 및 문화재명 표기가 일원화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관부)는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서울시, 관광공사 등과 함께 도로·관광 안내표지판, 지도 등에서 사용되는 지명, 문화재명 등 우리말 명칭에 대해 통일된 영문 번역 표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표기의 기본 원칙이 있다. 자연지명과 문화재명 등은 전체 명칭을 로마자로 표기하고, 그 뒤 속성을 나타내는 말은 뜻을 번역해 영어단어를 쓰기로 했다. 앞에서 예로 든 한강을 ‘Hangang River’로 쓰는 것처럼, 남산의 경우는 ‘Namsan Mountain’,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로 쓰는 식이다. 그밖에 도로 표지판 등 표기공간의 제약이 있을 때에는 Mountain, Palace, River 등의 속성번역을 생략하거나 약어를 사용하도록 예외를 뒀다.
 
인공지명의 경우 앞부분만 로마자로 표기하고 속성은 번역을 붙인다. 예를 들어 ‘광장시장’처럼 인공지명은 ‘Gwangjang Market’, 한강공원은 ‘Hangang Park’로 통일한다. 

이는 각 부처와 기관마다 표기방식이 제각각이었던 기존 방식을 일원화해 관광 등의 목적에서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자연지명과 문화재명의 경우 우리말 명칭을 그대로 보존하고, 우리말 명칭을 홍보하면서 외국인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인공지명은 굳이 그 같은 보호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편 문관부와 국립국어원은 그동안 주요기관 등과 표기 문제를 놓고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외국인 관광객과 주한 외국공관을 대상으로 표기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영문 표기에서 ‘명칭과 속성이 구별되지 않거나 속성을 알 수 없어 불편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45.3%, 또 지명의 영문표기 방식에 대해 ‘지명과 속성을 괄호 없이 병기하는 방식이 가장 잘 이해된다’고 62%가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관부는 이를 포함해 문화 각 분야를 포함한 공공용어 통일에 관한 ‘공공용어의 영어 표기 및 번역 지침’을 마련해 올해 내에 훈령으로 제정한다는 목표다.
제정은 각 기관간 협의와 전문가 및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이뤄진다. 제정이 이뤄지면 노후화한 표지판부터 우선적으로 교체해나가는 한편, 통일안에 대한 홍보 등 용어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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