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홍콩에서 사스는 홍콩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사스 발생 후 7개월 간 홍콩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2.9%가 감소했다. 2011년 일본에서는 동북대지진과 후쿠오카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후 7개월 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1.7% 감소했다.

그래도 위기 뒤엔 기회가 찾아온다 했다. 사스 종료 후 5개월간 외국인 관광객이 평균 233% 급증했다. 일본은 감소했던 7개월 이후, 5개월간 평균 90% 급증했다. 그들이 선택 했던 건 정면 돌파였다. 지방을 포함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척했다.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해나갔다. 수요가 다시 살아날 시점을 대비,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관광객의 신뢰를 재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나갔다. 

2015년 한국.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발했다. 방한여행 취소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명동 거리를 뒤덮었던 유커의 모습은 사라졌다. 날아간 소비효과는 수천억원에 달해 여행업계는 휘청거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정부가 내세운 자구책은 ‘한국 안심보험’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메르스에 감염되면 여행경비 지원은 물론, 확진 시 3,000만원의 치료비, 사망 때는 최대 1억원을 보상해주겠다고 내걸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메르스 대국 홍보하는 꼴’, ‘초기대응 허술히 해놓고 이제와 치료 보장한다고 하는데 외국인들이 쉽사리 경계심을 풀 것 같냐’,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에볼라 창궐했던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걸려도 치료해 줄 테니 오라고해서 선뜻 갈 마음이 생기냐’는 끊임없는 비판이 SNS를 뒤덮었다. 실효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 사후약방문일 뿐이었다.

힘든 길을 걷고,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다. 메르스로 인한 지금 당장의 위기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번져버린 것은 사실이다. 명동이 다시 여행객들로 활기를 되찾길 바라는 것이라면, 여행업계에 생기를 돌려주기 위함이라면 답은 명확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신뢰를 재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필요한건 위기를 기회로 삼고, 다가올 재기에 대해 준비하는 모습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