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바일의 시대다. PC처럼 장소의 제약이 없으니 눈을 뜨는 순간 시작해 잠이 드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손 안에 펼쳐지는 세상 또한 무궁무진하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고, 쇼핑을 하거나 문서를 쓰는 것도 모두 다 가능하다. 트렌드, 마케팅도 모바일에서 시작된다. 

지금 모바일은 ‘심리스’한 서비스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봉제선이 없는’을 뜻하는 심리스는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쇼핑을 하고 결제를 하려는 데 ‘(악명 높다는)액티브X’를 깔라고 한다든지, 인증을 위한 단계를 하나 더 거쳐야 한다고 하면 심리스한 서비스가 아니다. 반면 불필요한 과정과 번거로운 과정을 모두 생략한 최소한의 단계, ‘선택-결제’의 간결한 단계만 거친다면 이건 심리스한 서비스다. ‘버튼만 누르면 결제’, ‘패턴 인증만 하면 결제’ 같은 서비스를 TV에서 광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우리에게 더없이 은혜로운 구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모바일 서비스는 굵고 짙은 봉제선이 여럿이다. 무엇보다 결제다. 항공권을 예약한다고 해보자. 지역과 날짜를 선택하고, 원하는 항공권도 선택했다. 그러나 바로 결제를 할 수 없다. 우선 대기예약을 걸어두고, 여행사 상담사와 전화통화를 해서 최종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나절, 하루가 더 걸린다. 대기 후 모바일을 통한 확인도 아니고, 전화통화를 통한 확인이다. 봉제선이 너무 굵다. 
결국 시스템의 문제다. 모바일 시스템에 GDS가 연동되지 않은 탓이다. 들어온 예약을 보고 상담사가 확인하고, PC를 통해 예약을 걸어야 한다. 이는 이 산업이 가진 특수성에 기반 한다. 기술이 있다고 마냥 연동시킬 수도 없다. 여행사는 가지고 있는 좌석이 언제 어떻게 줄어들지 모르니 연동시키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뭐 여러 가지 다른 문제도 있을 테다. 

어쨌든 시대에 맞지 않는 불편한 과정은 여행자에게 걸리적거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날 잡고 PC를 들여다봐야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 그들이 모바일을 보는 일상의 많은 순간들을 그대로 날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일분일초가 기회의 순간인 지금이다.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궁리해야 하지 않을까.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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