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6월 모객실적을 발표하자 ‘6월 해외여행자 18% 증가…메르스 여파 없어’, ‘메르스 불구 여행업 6월 최대 실적 기록’ 등을 제목으로 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물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6월 실적이 증가한 것은 맞다. 하나투어는 전년동월대비 13% 늘었고 모두투어는 30% 증가했다. 어디까지나 이들 두 업체에 국한된 얘기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실적을 마치 여행업계 전체의 것인 양 다루니 이곳저곳에서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우리는 분명 실적이 하락했는데 밖에서는 메르스를 핑계로 엄살떤다고 치부한다, 뭣도 모르는 대표가 너희는 실적이 왜 이 모양이냐며 압박했다, 정부로서는 메르스 피해복구 지원대상에서 아웃바운드를 소외시킬 명분이 될 것이다 등등 다양했다. 몇몇 여행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6월 실적이 하락했고, 규모가 작은 여행사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니 그럴 만도 했다. 공식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매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출국자 수도 6월에는 한 자릿수도 주저앉으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압권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더 이상 여행업계 사정을 대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꾸로 해석하면 맞다”는 일갈이었다. 전국 대리점의 실적이 반영되니 여행업계 실적 바로미터로서의 역할을 일정 수준 인정할 수 있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정면으로 배치됐다. 언제부터인지 ‘그들’이 잘 될수록 ‘그 외’는 잘 안되더란다. 한 홀세일러 대리점 사장은 본사로서보다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위협하는 경쟁사로서 본사 홀세일러를 보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어떤 사장은 대형사간의 항공권 판매경쟁 때문에 애먼 중소여행사들만 죽어난다고 하소연했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의 항공권 1등 싸움에 우리 등만 터지고 있다. 대형사들이 원가로 팔아버리니 우리는 1~2% 붙여 팔기도 힘들다. TASF(여행업무취급수수료) 정착에 노력해야 할 업체들이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물론 이런 성토에 비합리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넘길 수만도 없다. ‘그 외 여행사’까지 모두 아우르고 대변하는 ‘그들 대형여행사’는 끝내 나올 수 없는 것일까?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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