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여행업체의 한국 진출이 뜨겁다. 씨트립, 취날 등 대형 OTA는 물론 이름조차 생소한 스타트업들이 국내 진출을 시작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대형 홀세일 여행사부터 중·소형 전문여행사들과의 업무제휴도 이어지고 있다. 

한 취재원의 소개로 중국계 스타트업 관계자를 만났다. 중국 인바운드 여행객을 국내 호텔과 바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기업이다. 관계자는 호텔 측은 일반 OTA 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이미 서울 소재 몇몇 호텔은 시스템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관련해서 추가 취재를 했다. 비슷한 업체에 대해 많은 의견을 들었지만 다수의 취재원들이 우려를 표했다. 일부 스타트업에 속하겠지만 국내 관계자들에게 정보만 얻은 채 사라지거나, 함께 진행하던 사업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책임을 뒤로한 채 중국으로 돌아가 잠적하는 업체도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흐름이 망가질 것’이라는 이유다. 여행업계 구조를 무시한 채 B2B 가격을 B2C로 제시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호텔 객실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달콤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텔도, 여행사도 낮아지는 객실 가격으로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유여행객의 비중이 50%를 넘어가는 중국 인바운드 시장에서 결국 호텔-여행사-소비자로 이어지던 관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국경절(중국 최대 연휴기간 중 하나)이 지나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던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이전의 80%도 채 미치지 못한 실적을 두고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시스템으로 비용은 절감하고 효과를 볼 수 있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행업계의 흐름이 변하고 이를 리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흐름, 기본 구조를 파괴하면서까지 앞서 나가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판단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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