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황당한 이야기들을 접한다. 누군가에 대한 비방이기도 하고,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소문일 때도 있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또 좁은 것이 업계다. 도마에 오른 이가 누구인지 알 법도 하다. ‘진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이야기에 귀는 솔깃하다. 하지만 곧 씁쓸해지고 만다.
 
알고 보면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은 일방적인 비방이었거나, 뜬소문에 불과한 때가 많아서다. 
어느 날 만난 한 여행사 직원 A는 ‘말’의 피해자였다. 오래 다니던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하고 나자, 같이 일하던 동료가 황당한 말장난으로 A를 ‘배신자’로 만들어 놨다고 했다. 물론 A 본인의 의사와는 다르게 말이다. 이미 옮겨왔으니 해명할 기회가 없어 분통이 터질 일이다. 또 다른 B는 누군가가 퍼트린 황당한 소문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물론, 업무마저 지장을 받았다고 했다. C는 업무적으로 필요한 미팅으로 만난 관계자와 엉뚱한 소문이 나서 한동안 고생했단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싶지만, 정말로 아니 땐 굴뚝이었으니 이것 또한 더욱 분통 터지는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좋은 일보다 이런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더 빠르게 퍼진다는 것이다. 가십거리가 된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빠르게 소비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의 피해자들은 자연스럽게 꺼질 불이라 생각했던 이야기가 더 활활 타오르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가끔 ‘생사람’ 잡는 이야기가 업계를 휩쓰는 이유가 그것이다. 

양쪽에 사실 확인을 버릇처럼 하는 것이 업무이다 보니 더욱 잘 알겠다. 신중한 언사가 왜 필요한 것인지를. 역으로 말하면 모함을 위한 말장난에 우리가 이용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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