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11월은 ‘박람회 전쟁’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10월27일부터 ‘하나프리 메가세일’, ‘제1회 하나투어 온라인 여행박람회’를 연속해 진행하고 있고 모두투어는 10월말부터 11월초까지 ‘제2회 모두투어 여행박람회’를, 인터파크투어는 11월9일부터 22일까지 ‘제1회 인터파크 온라인 여행박람회’를 연다. 각종 피켓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기사를 통해 이야기했듯 오프라인 여행박람회가 열리면 으레 어디선가 온라인 여행박람회가 열린다. 올해는 온라인 여행박람회끼리의 전투도 벌어지고 있다. 인터파크 투어가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온라인 여행박람회의 시즌에 맞춰 하나투어도 온라인 여행박람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견제한다, 따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때문이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같은 시기에 주요 대형 여행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동계 성수기 시즌을 앞둔 시점이다. 더구나 주요 패키지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으로 떨어졌으니 남은 하반기에 고삐를 바짝 쥐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례 없던 이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박람회를 이유로 각종 특가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리그에 끼지 못한 여행사들은 소외되고 있다. 설사 가격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집중도가 높은 쪽으로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덕분에(?) 수익 하락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특가에는 특가로 대처해야 하는 법이니까. 제살 파먹는 경쟁이나 다름없다. 

사실 여행사의 박람회는 결국 특가로 귀결된다. ‘박리다매’를 위한 마케팅이라고 해도 부정할 수 없다. 이슈를 만들고 사람을 한꺼번에 모아서 싸게 많이 판다. 한 번에 모이는 규모가 어마어마하니 누군가 박람회를 연다고 하면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다음 시즌 항공 블록을 어떻게 받을 지만 생각해도 아찔하다. 향후 영업을 생각한다면 물론 맞불을 놓는 것이 좋은 해결책일 수 있겠다. 하지만 리딩 기업이 가져야할 책임도 있는 법이다. 수익을 떨어트리는 마케팅에 동참하는 대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박람회가 ‘특가’ 이상의 ‘무엇’을 만들지 못하면 결국 제 발목을 스스로 잡는 꼴이 될지도 모르겠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